한국 장·단기 금리차 44bp 달해…미국에선 38bp 기록
“금리차 역전은 경기침체 도래와 기준금리 인하 의미”
◆…자료=금융투자협회 제공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과 동조해 국내에서도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고 있어 경제 침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가 경기와 인플레이션에 대해 서로 다르게 평가하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축소될수록 경기가 둔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차이가 계속 좁혀지다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벌어지면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경기에서는 50bp(1bp=0.01%) 내에서 장·단기 금리차가 계속되면 경기둔화의 전조가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 분석의 기준이 되는 채권은 한국에서는 국채 3년물과 10년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국채 2년물과 10년물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0일 현재 미국 2년물 국채는 연 2.50%, 10년물 국채는 연 2.88로 장·단기 금리차가 38bp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일 현재 우리나라의 3년물 국채는 연 2.08%, 10년물 국채는 연 2.52%로 금리차가 44bp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 2016년 7월 1일 20bp까지 좁혀졌으나 이후 확대되는 추세를 보인후 올해들어 또다시 축소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자료=미국 재무부 제공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는 2014년 1월 2일 261bp까지 벌어졌으나 올해 1월 2일 54bp에서 좁혀지는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는 한때 연 3.0%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되면서 장기 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면 2년물 국채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하면서 장·단기 금리차를 급속도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과 같이 장기채인 10년물에 대한 전망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는 시간에 대한 투자 수익률로서 정해진 만기 동안 투자자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익률이라 할 수 있다.
시장금리는 성장률, 물가, 수급 등 다양한 요인들의 함수가 되는데 기본적으로 미래 단기금리 기대 값과 기간 프리미엄으로 분류된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가 지속된다면 금융시장 특히 단기자금 시장에서 유동성 위축 현상인 신용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
경험적으로 장·단기 금리차의 축소는 경기 둔화의 징조이며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은 거의 예외 없이 경기확장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로 기능해왔다.
미중간 무역분쟁 우려가 확산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현실을 맞게 됐지만 채권 시장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장기채의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장기채의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장기채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차 속도가 현재 속도를 유지할 경우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에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며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경기 침체의 도래와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