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일반인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라는 어느 부동산투자강사의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대답했다. "당연히 부자는 돈이 많고, 일반인들은 돈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물론 그 말도 틀리지 않지만 부동산투자강사는 조금 더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부자는 기다릴 수 있는데 비해 일반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땅을 샀다고 친다면 부자는 금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수십 년을 기다려 오르면 좋고 안 올라도 그냥 보유하다가 손자에게 물려준다는 마음으로 살다보면 언젠가는 오릅니다"
"반면에 일반인들은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목표한 기간 안에 오르지 않으면 안절부절못하게 됩니다. 갑자기 몸이 아파 병원비가 들 수도 있고, 사업이 어려워져서 가지고 있는 모든 걸 팔아야 하거나 자녀 결혼이나 교육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할 수도 있기에 기다리며 버티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변 에서 이런 얘기를 한번 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 그때 땅값 좀 올랐다고 상속받은 땅을 팔았더니 지금 이렇게까지 오를 줄 몰랐네요"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팔았는지 생각할수록 억울합니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부자는 기다릴 수 있다. 즉, 시간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시험얘기로 돌아 가보자.
2차 시험 종이 울림과 동시에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세무사 시험장이라기보다는 꼭 은행 선발대회 같은 느낌이다. 마음이 다급해져 오고 심장은 두방망이질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문제는 처음 보는 유형인데" 정신도 약간 아득해진다.
어느 현직 세무사 분의 표현을 빌리면, "그때 당시 제 머리를 수험장 책상모서리에 콱 찧고 싶었어요"
급한 것과 빠른 것은 다르다.
급해지면 평상시 보이던 것이 안보이게 된다. 나름 분석을 마치고 평상시 연습된 빠른 계산풀이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수험생들은 남들의 계산기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채 문제 분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산기부터 두드린다. 급해지지 않기 위해 이를 염두에 둬라.
첫째. 문제분석이 시간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어디서 본 듯한 문제라고 생각해서 덥석 문제풀이부터 들어갔다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을 느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부터 문제분석을 꼼꼼히 했다면 문제에서 제시된 특정 조건이 자신이 모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 몇 십 분이 지난 뒤에 깨닫지 말고 차라리 남들 계산기 두드리는 시간에 평상시 연습한대로 문제 분석부터 하자.
둘째. 검산 시간을 확보하자."세무사님! 문제 풀 시간도 없는데 검산시간은 무슨 수로 확보하나요?"
난 이렇게 대답한다. "아는 문제 검산해서 정확히 맞추는 것과 자신없지만 일단 모든 문제를 한 번 정도는 건드리다 나오는 것 중 무엇을 더 선호하나요?"
정답은 정해져 있다. 세무사시험은 득점 순으로 랭킹을 매겨 임용하는 시험이 아니라 특정 컷 점수만 통과하면 모두 세무사 자격증을 준다.
실수를 줄이는 것이 곧 전략이다.
결국, 합격을 위해서는 시간을 지배해야한다. 끌려다녀선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