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기업 설비투자 '가속상각' 허용, '신성장 R&D 세액공제' 요건 완화
연구개발(R&D) 설비 등에 투자한 대기업들이 투자 초기 세부담을 덜게 됐다. 내년부터 중소·중견기업에만 해당이 되었던 '가속상각제도'를 대기업들도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속상각제도는 설비투자금을 일정기간 나눠 비용처리하는 감가상각의 한 방식이다.
설비투자에 대해 가속상각을 적용하면 초기에 비용이 늘어나고 그만큼 이익이 줄어드는데, 이익이 줄어든 만큼 세부담도 완화되어 초기 설비투자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 장점. 구체적으로 대기업들의 연구개발(R&D)설비, 신성장기술 사업화시설 등 혁신성장 투자에 대해 가속상각이 허용된다.
다만 투자기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올해 7월1일부터 내년 말까지 투자된 부분에 대해서만 가속상각이 허용된다. 가급적 '빨리' 투자결정을 하라는 정부의 '당근'인 셈.
이와 함께 사업화가 아닌 연구개발 단계에서 적용되는 '신성장기술 R&D 비용 세액공제' 대상에 블록체인 기술·양자 컴퓨팅 기술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추가된다(보다 구체적인 대상 범위는 시행령 반영) 올해 말까지로 설정되어 있는 일몰기한도 2021년 말까지 3년 연장된다.
현재 세액공제 대상 기술은 미래형 자동차, 바이오·헬스, 로봇, 항공우주 등 11개 분야 157개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동력·원천기술은 대기업(중견 포함)의 경우 투입한 R&D 비용의 20%(중소기업 30%)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그동안 기업들의 신성장 분야 투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신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요건이 완화된다. 신성장동력과 원천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공장을 짓거나 기계를 사는데 투자할 경우 매출 대비 R&D비용을 5% 이상을 써야하는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투자금의 일정 금액을 세액공제(대기업 5%)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요건으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부는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을 현 5%에서 2%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전체 R&D에서 신성장 R&D가 차지하는 비중 10% 이상·전체 종업원 수 유지 등 요건은 그대로 남긴 점은 아쉬운 대목.
이와 함께 기업들이 연구·인력 개발을 위한 설비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설비투자세액공제 제도'도 새로 정비됐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구현 장비, 수소·전기충전소 설치 설비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설비들이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대기업은 생산성향상시설을 비롯해 안전설비, 환경보전시설 등에 투자한 비용의 1%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유통산업합리화시설, 고객관계관리 시스템 설비, 물류관리정보시스템, 지식관리시스템 등 4개의 시설에 투자해도 세금공제가 가능했는데, 내년부터는 받지 못한다.
2. 외국 사업장 부분적으로 국내 U턴해도 '세액감면'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현지에 있던 공장 등 사업 부문 일부를 국내(비수도권 지역)로 복귀시킨 경우 세액감면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대기업이 해외 사업부문을 완전히 철수시킨 후 국내로 복귀했을 경우에만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국내로 완전히 복귀한 기업은 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7년(5년 100%, 2년 50%)간 법인·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부분 복귀한 기업은 3년간 100%, 이후 2년은 50%의 세액감면율이 적용된다(일몰 2021년 말까지 연장).
또한 대기업이 청년 1명을 신규고용하면 1인당 연간 300만원을 세액에서 공제해주는 고용증대세제 적용 기간은 2020년 말까지 연장된다. '청년친화기업'에겐 공제액을 500만원 더 얹는다. 다만 대기업의 경우 청년친화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과세연도 청년 고용증가율이 직전 3개년도 평균 청년고용증가율보다 커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3. '문화'를 접대하라, '문화접대비' 확대 적용
기업들이 지출하는 문화접대비 인정범위에 100만원 이하 증정용 미술품 구입비용이 포함되고 관광공연장 입장권(전액)도 인정된다. 종전까지는 관광공연장 입장권 중 공연물 관람비만 문화접대비로 인정되고 식사와 주류 등 가격은 제외됐다.
기업이 500만원 이하의 전시용 미술품을 살 경우 주어졌던 세제혜택도 1000만원 이하 미술품으로 확대된다. 기업이 사무실 등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에 항상 전시하는 미술품을 살 경우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법인이 자회사로부터 지급받는 배당금의 일정 비율(익금불산입률)을 과세소득에서 제외하는 '지주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가 개선된다.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지분율 20~40% 구간에서는 자회사 배당금의 80%를 익금불산입한다. 지분율 40%를 초과하면 100% 익금불산입한다. 비상장사는 40~80%구간에서 80%, 80% 초과지분율을 보유할 때 100% 세제혜택을 받는다.
앞으로는 상장사는 30~40%, 비상장사는 50~80% 구간이 신설되고 익금불산입율 90%가 적용된다. 지주회사 설립·전환 시 주식 현물출자 과세특례 적용기한도 2021년 12월31일까지 연장된다.
4.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 강화, "촘촘히 신고해야"
외국법인을 통해 운용되는 차명계좌 신고의무는 현재 국내 법인이 외국 법인을 100% 소유한 경우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개인이 100% 외국법인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취득자금 출처 등을 소명해야 하는데, 앞으로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소명요구 대상에 포함된다.
그동안 취득·임대 시에만 부과하던 해외부동산 신고의무도 처분 단계까지 확대된다. 신고기준은 2억원 이상으로 정해졌다.
실거주 목적인 소형 해외부동산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는 취득·임대·처분가액의 1%에서 10%로 올라간다. 해외직접투자 미신고 과태료도 건당 개인 500만원, 법인 1000만원으로 오른다.
국제거래에 세금을 물릴 수 있는 기간(부과제척기간)은 연장된다. 미신고는 7년에서 10년으로, 과소신고는 5년에서 10년으로 각각 길어진다. 역외탈세 수법이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는데다 물리적인 거리의 한계 등으로 인해 역외탈세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5년에 불과했던 면세점 특허 기간을 1회 갱신, 연장할 수 있게 됐다.
면세점 특허 진입장벽도 낮아진다.
광역 지방자치단체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20만명 이상 증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증가 중 1개 조건만 충족해도 신규 특허를 발급 받을 수 있다. 면세점이 없는 지역에 대기업이 진출할 때에는 별도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신규 진입할 수 있다.
5. 이월결손금 공제한도 '줄고' 종합부동산세 납부액 '늘고'
연결법인과 외국법인의 이월결손금 공제한도가 일반법인 수준인 60%로 축소된다. 일반법인과의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취지가 반영된 결과다.
현행 과거 발생한 결손금을 이후 10년 동안 발생할 소득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결손금을 이월해 공제한다고 해서 '이월결손금'이라 부른다. 일반법인의 경우 과세소득의 60%까지만 이월결손금을 공제할 수 있다.
법인의 분할합병에 따른 연대납세의무제도에서 없었던 한도가 신설된다. 한도는 '분할로 승계된 재산가액'이며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종합부동산세 부과시 활용하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행 80%에서 내년 85%, 2020년 90%로 올라간다. 주택 종부세율은 과세표준 6억원 초과부터 0.75~2%에서 0.85~2.5%로 인상되고, 3주택 이상이면 0.3%포인트씩 더 오른다. 종합 합산 토지의 종부세율은 0.75~2%에서 1~3%로 인상된다.
이 조치로 고소득자(개인)을 포함해 대기업들은 5년간 9000억원 가량의 종부세를 더 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