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처리하기 곤란한 1억원 이상의 고액체납세금 추징 업무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과도하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7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2016년 6월 기간 동안 위탁징수 누적실적을 보면 체납액 1억원 이상(체납자 1인 기준)의 위탁액은 1조7085억3700만원이었으며 2013년~2018년 3월 위탁액은 3조6597억8200만원으로 무려 114.2% 증가했다.
국세청은 체납액이 1억원 이상이거나 세무서장이 징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 징수 업무를 캠코에 위탁할 수 있지만 일을 넘겨 받은 캠코의 위탁징수율은 1%도 채 되지 않으면서 매년 국회에서 위탁징수 자체가 '무용지물'이라는 쓴소리를 듣고 있는 형편이다.
위탁징수율은 지난 2015년 0.49%에서 2016년 0.63%, 2017년 0.65%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체납액의 규모별 위탁징수율이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월~2018년 3월 기간 동안 체납액 위탁징수 실적을 살펴보면 체납액 1억원 미만인 경우 징수율은 2.27%였지만 1억원 이상의 고액체납 징수율은 0.14%에 불과했다.
지난해 예산안 심사 당시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하며 캠코에 징수위탁 대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실상 체납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1억원 미만 위주로 캠코에 위탁징수를 하라는 권고였다.
하지만 국세청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6년 6월 이후 21개월 동안 체납액 1억원 미만인 위탁액은 44.7%가 증가한 반면 체납액 1억원 이상인 위탁액은 114.2%로 증가한 것이다. 국세청도 하기 힘든 일인데 상대적으로 '위압감'이 떨어지는(?) 캠코가 제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만무한 일.
예정처는 보고서를 통해 " 캠코는 납부촉구, 체납자 주소확인 등 단순사실행위를 통한 징수업무만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징수실적 제고에 한계가 존재한다"며 "국세청은 징수위탁업무의 효과를 분석해 징수위탁 대상을 조정하고 캠코와 긴밀히 협력해 징수율을 제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