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다음 달 공개예정인 아이폰9 시리즈에 5G(5세대 이동통신)를 지원하는 모뎀 칩을 탑재하지 않는 이유는 비용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애플의 아이폰 가격이 급격히 인상될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는 5G 기술 특허를 가진 노키아가 에릭슨과 퀄컴 진영의 협상에 합류했기 때문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노키아의 결정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보다 애플과 아이폰에 더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5G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X(텐)이나 8 및 8플러스의 경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미래의 애플 제품에는 상당한 비용 상승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키아는 자사의 5G 특허 사용에 대해 단말기 1대당 정액으로 3.49유로(4500원), 또 다른 5G 특허권자인 에릭슨은 5달러(6000원) 후반, 퀄컴은 단말기 한 대에 2.275%(최고 400달러)를 부과 중으로 애플은 최소 21달러(2만3000원)를 5G특허료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단순히 비용 상승분이 아닌 기기 값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에 결국 아이폰 구매자들은 21달러 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가장 높은 판매마진 정책을 펼치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999달러짜리 아이폰X의 가장 큰 비용 상승요인은 LCD에 비해 겨우 20달러 비싼 35달러짜리 OLED 때문으로 이는 5G라이선스 비용과 거의 동일하다.
더욱이 노키아와 에릭슨, 그리고 퀄컴 등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의 경우 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 차별적인) 조항에 따라 특허 사용료를 결정했지만 소수의 사업자들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통신장비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의 화웨이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애플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상당기간 특허료 징수를 놓고 애플과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퀄컴의 공격도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애플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쟁이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애플이 올 가을 출시예정인 아이폰9 시리즈는 물론 내년에 모습을 보일 차세대 아이폰 시리즈까지 인텔 모뎀에 의존하겠다는 정책결정은 차세대 단말기들이 5G를 지원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내년 봄 출시예정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을 이어 안드로이드 단말기들이 5G를 지원할 경우 현재도 느려터진 네트워크 속도를 보이는 아이폰은 외면 받거나 더 많은 특허료를 지불하거나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