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50억원 이상의 고액 조세소송 3건 중 1건은 패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가액이 높아질수록 국세청의 패소율이 높아져, 대형로펌만 만나면 국세청이 힘을 못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소송가액별 조세소송 패소율' 자료에 따르면 소송가액 50억원 이상 구간의 패소율은 지난해 36.4%로 나타났다.
같은 해 1억원 미만의 경우 국세청 패소율이 5.6%, 1억~10억원 미만 패소율은 10.6%, 10억~30억원 미만 패소율은 13.7%, 30억~50억원 미만 패소율은 31.3%로 소송가액이 높아질수록 패소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국세청의 조세소송 금액을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조세소송 금액은 총 4조5172억원으로, 이 중 1조960억원이 패소금액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전체 금액 대비 패소금액은 24.3%에 달해 2016년 16.4%에서 8%p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이에 "고액소송 패소는 국세청의 고질적인 문제로, 원고가 대형로펌 등의 조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례가 없는 국제·금융거래 등 고액소송에 대응해 국세청은 우수한 소송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관리를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세청 공무원의 자체 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 또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의원은 "공통적인 패소원인이 되고 있는 과세표준의 확정이나 공제 범위의 설정 등에 대해서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세부 판단지침 구체화·교육 강화 등의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면서 "국세청에서 특단의 방안을 마련할 달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