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곡 성장소설 <사진: 도서출판 두엄 제공>
밀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병곡 시인이 유년과 초등학교 시절의 아름다웠던 이야기를 엮은 성장소설 '지야의 느티나무'(도서출판 두엄)를 펴냈다.
소설은 해방과 전쟁이 끝난 50년대, 60년대의 암울한 시절에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1부에 담았다. 일제 때 징용에 끌려갔다 온 아버지의 아픔, 대가족의 가난과 갈등, 6.25 전쟁 때 탈영하여 마을에 숨어 지내는 군인과 동네 사람들 간의 불신, 사라호 태풍으로 처참하게 파괴된 마을에서 일어나는 좌절 등 한국 현대사의 큰 사건을 겪은 어른들의 암울한 삶을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다.
2부는 읍내의 초등학교를 다닐 때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지야와 선생님의 감동적인 만남, 사랑하는 사람들의 잇따른 죽음, 대장이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 간의 대립, 월남전이 한창일 때 학교에서 벌어지는 친구들의 갈등 등이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주인공에게 쉴 새 없이 닥쳐오는 슬픔과 아픔으로 인해 좌절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동네를 지키고 있는 큰 느티나무를 통해 위로를 받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담담하고 아름답다.
또한 당시의 시골마을과 읍내 풍경, 섶다리, 뱃나루, 광산, 자갈배 등이 등장하여 과거 시골의 기억과 정서를 생생하게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현대 사회의 사회적 문제는 가정 공동체의 파괴와 이로 인한 사랑의 결핍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일제 강점기와 해방, 6.25전쟁을 거치며 가난하고 황폐한 시대를 살아오면서도 가족의 유대와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좌절을 극복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다고 말했다.
또한 50, 60년대에 성장한 주인공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세상의 일을 교훈적으로 바라보고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병곡은 밀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고 밀양시청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 2010년 시 전문지「시평」에 시로, 2018년 종합문예지「문학광장」에 소설이 당선돼 등단했으며 현재 밀양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