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정수 증가, 국회 노력하면 국민 결사반대는 않을 것"
김정은 서울 답방 시 국회 연설, "원하면 할 수 있게 하겠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8일 서울 월드컬쳐오픈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장실 제공)
문희상 국회의장이 8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 정치개혁 차원에서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례대표제 회의론에는 민주주의 원칙을 거론하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문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 참석해 "올해가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로 (선거제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며 "선거제를 개혁해야 개헌까지 연결된다는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화두는 단연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 개편 문제였다. 토론회에 참석한 각 언론사 간부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연동형 비례제에 대해 국민 중 60% 이상이 모르고, 의원 숫자를 현행 300명에서 360으로 20% 늘리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80% 가까이가 반대한다는 지적에 문 의장은 "국회 예산을 늘리지 않고 의원 수를 약간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서 360명 권고안이 나온 것이다"라며 "의원 정수 증가 안에 대해 국민적 동의가 쉽지 않겠지만 국회가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한다면 국회가 의결했을 때 국민이 결사반대하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선거제 개편에 대한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해 국회 세비를 동결하거나 축소하는 방안, 의원들 특권을 폐지하는 것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문 의장은 "현재 정부 부처 차관보다 국회의원 연봉이 적다. 일만 잘 하면 (의원) 봉급을 많이 받아도 괜찮다"며 "(세비 동결 내지 축소 방안은) 국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자 고민하다 나온 것인데, 전체 예산을 동결하고 보좌관을 줄인다든가 미국식으로 의원실 1년 치 연봉을 주고 알아서 보좌진을 고용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의원 특권 폐지에 대해서는 "불체포특권은 전임 의장이 다루다 회기가 넘어가서 멈췄고, 면책특권은 애초에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면책특권은 의원이 정책에 비판입장을 내놓는 등 소위 '할 말은 다 해도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 이라고 했다. 비민주적인 발언이나 행위를 제외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 방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 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있고, 의원내각제나 비례대표제가 우리 현실에 맞지 않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는 지적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의장은 의원 수를 줄이자는 의견에 대해 "그런 논리라면 국회를 없애자"며 "효율성만 따지면 1인 독재처럼 뛰어난 것이 있나"라며 반문하면서 "민심을 함부로 도용하면 안 된다. 덮어놓고 줄이자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우리는 의원 수가 많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서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려면 각 위원회 산하 소위들을 활성화 및 정례화 해야 한다"고 했다.
문 의장은 "의원 총원이 모두 소위에 소속되게 소위 숫자를 늘리고, 1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열리게 하면 연중무휴인 상시국회가 된다"며 "이러면 실력국회가 되고 국민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촛불민심이 요구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없애는 일, 개헌, 개혁입법 등을 제도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며 "특히 적폐청산은 입법화와 제도화를 이뤄내지 못하면 단순한 인적청산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시간 내에 제도화를 마무리해야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한다면 국회 연설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연설을 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김 위원장이) 원하면 하게 해야 하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도 북에 가서 15만 군중앞에서 연설했다. 의전상, 관행상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국민여론이 당장 부정적인지 여부를 떠나서 국회 연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야당도 무조건 반대가 아닌 조건이 있는 원칙적 찬성 입장이더라"라고 설명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 폭로를 더불어민주당이 비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공익 제보라면 비난해서는 안되지만, 공익 제보인가 판단을 할 때 해당 사안은 청와대의 정책 조정 차원이지 않았나 본다"고 말했다.
최근 유력 정치인들이 속속 유튜브 방송을 개시한 것에 대해서는 "유튜브 추세에 겁낼 것 없다. 다양한 의견과 비판을 용인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므로 규제하면 안된다"고 했다. "장려한다고까진 못하겠으나 우리 국민은 (거짓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충분한 지성을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