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한 지음/ 안암문화사
◆…<사진: 안암문화사>
사람은 누구나 좋은 운이 오기를 희망하며 살아간다. 저마다 자신과 가족의 운수대통을 기리면서 일생을 보낸다. 하나님과 부처님, 천지신명께 기도하고 철학관이나 영매, 무당을 찾아 묻기도 한다. 그러나 운수풀이를 하고 점사를 해주는 그들도 자신의 운수대통을 모르는 게 현실이다. 눈이 빠지게 기다린다고 좋은 운이 그냥 오는 것도 아니다.
소위 '운수대통'이란 것을 성취하려면 준비하고 대응하는 방법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노력이 기회를 만나야 '운'(運)이 되는 것이다. 이를 안다해도 대부분의 보통 사람은 잎새가 나고 지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쉽게 살아가며 좋은 운세만을 꿈꾼다. 길흉에 대한 정확한 판단으로 일본인들이 존경한다는 에도 시대의 관상가 미즈미 남보쿠(水野南北, 1757~1832) 같은 위인도 3년간 이발소 도우미로 두상을 연구하고 3년을 목욕탕에서 체상을 연구했으며 또 3년은 화장장에서 죽은 자의 골상을 공부하는 등 9년간 뼈를 깎는 정진을 통해 대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인간의 사주팔자를 연구해온 철학가 노병한 선생이 새로 펴낸 '60갑자 출생일 干支로 보는 사주팔자'(안암문화사)는 운명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를 담았다. 출생일의 간지가 삶의 전체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70% 이상이고 기질, 성품, 직업, 이성관계, 성교 스타일, 건강 질병 등에도 큰 관련성이 있다는 전제 아래 삶의 유형 60개를 제시했다. 스스로 수신하며 삶을 개선해 나가는 방법이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정리돼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입신양명한 안락선생 소강절, 클린턴 같은 불굴의 지도자, 스필버그 같은 승부사, 항우 같은 돈키호테 형 등 인물별 특징과 이재능력이 탁월하지만 야반도주 가능성, 신기한 창작력을 겸비한 고상한 캐릭터, 배우자의 운이 좋아 자수성가하는 형 등 사주별로 풀어낸 사례가 풍부해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저자는 만물과 모든 생명체들이 갖는 성정이나 행동 양태가 상대적인 다양성을 드러낸다는 사실이 바로 음양의 진리이고 자연의 이치라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 운세를 어떻게 관리하고 처세하느냐에 따라 운세의 질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만물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계와 작용성에 의해 순회하듯 윤회하므로 이러한 질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삶이야말로 현명한 처세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조세일보 '노병한의 운세힐링' 코너에 기고했던 글들을 묶었다. 392쪽. 1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