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재계가 상속세율 인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의 입장은 정반대이지만 재계가 상속세율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공포의 '주식 상속 할증평가'…최고세율 65%까지 치솟아
현행 상속세법에서는 '최대주주 보유 주식 할증평가'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인데 가뜩이나 50%에 달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이 제도와 결합되면 65%까지 치솟게 된다.
기업주들이 주식을 상속하게 되면 사실상 100% 시가를 기준으로 최소 10%~최대 30%의 할증평가율이 적용된 가격(평가액)을 기준으로 최고 65%의 세율이 적용된다.
주식은 상장이든 비상장이든 물납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식을 처분해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을 내기 위해 다량의 주식을 매각하면 '경영권 유지'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인들이 경영권 유지가 이루어질 수 있는 합리적 수준으로 상속세율 인하를 요구하는 이유다.
현행 상속세법상 상장주식 또는 비상장주식 상속시 최대주주가 아닌 경우에는 할증평가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상장주식의 경우 상속개시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이 시가로 잡히기 때문에 사실상 과세표준이 100% 투명하게 잡힌다.
예를 들어 상장 주식 10억원(시가)을 상속할 경우(최대주주 X, 상속세 최소면제액 10억원 적용) 실효세율은 0%, 30억원일 경우 20.69%, 100억원일 경우 39.19%, 500억원일 경우 46.64%의 실효세율이 형성된다.
주식 할증평가율 30%가 적용되는 최대주주의 주식 상속인 경우(지분율 50% 초과이면서 중소기업이 아닌 경우)라면 시가 10억원이라면 평가액은 13억원이 되고 실효세율은 4.85%(상속세 최초면제액 10억원 적용)가 형성된다.
30억원이라면 평가액 33억원·실효세율 32.33% 100억원이라면 평가액 130억원·실효세율 53.74%, 500억원이라면 평가액 650억원·실효세율 61.19%가 형성된다.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이 내세운 상속세 실효세율 17% 주장은 부동산 등을 모두 포함한 총상속재산가액과 실제 납부된 상속세를 토대로 단순 계산한 수치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단순 평균에 불과할 뿐, 실제 기업인들이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부담하는 세금은 이보다 3배 이상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