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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무 칼럼]

고령사회 세제 준비는 되고 있나

조세일보 / 소순무 변호사 | 2019.07.25 08:20

WHO와 영국 대학 연구기관은 2030년 한국 여성의 수명은 90세로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50년에는 우리나라가 고령자(65세 이상)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최고령국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저출산·고령화의 문제는 십수년 동안 100조를 훨씬 넘기는 천문학적인 헛된 국고 투입만 있었을 뿐 나아진 것이 없다. 무엇인가 핵심을 짚지 못했다는 징표이다.

세계 여러 나라는 인구의 고령화에 따른 사회구조, 재정환경의 변화에 맞춰 이미 세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시급한 처지에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 어떤 것도 공표된 것이 없다. 세제 당국은 종전의 권위와 전문성이 약화되어 세법 개정은 매번 정치논리에 휘둘리거나 그 때 그 때의 땜질만 계속되고 있다.

올해 세제 개편안에도 사적 연금이나 퇴직소득에 대한 일부 부담완화만 보일 뿐이다. 일자리 감소, 소득구조의 변화, 자산보유 구조의 변경,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부담의 급증 등 거센 파도가 밀려오는 데도 로드맵이 없다.

고령사회 세제의 틀은 세 부담 주체의 변경과 부담의 적정화, 복지제도와의 조화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사회에서는 숫자가 줄어드는 현역세대에 과중한 소득세 부담을 덜어 세대간의 형평을 이뤄 내야 한다.

여러 나라에서 현역세대의 조세 저항을 줄일 수 있는 소비세의 강화가 추진되고 있는 이유이다.

금융을 비롯한 자산은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다. 고령층의 세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나 이 계층은 은퇴자로서 근로나 사업소득이 미미하다.

자택에 대한 보유세는 소득이 없는 이들에게는 저축금을 헐거나 빚을 얻거나 매각 이외에는 부담할 길이 없다.

기본권인 주거보장을 위해 상속시까지 과세를 이연하여 주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증여·상속세 완화가 거듭 이야기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다. 사회적 자산인 가업의 승계 원활도 시늉에 그치고 있다.

우리 정서가 부에 대해 너무 부정적이고 부의 대물림에 대해서는 정의롭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부자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부자가 돈을 쓰게 하고 가업이 유지되는 것이 모두에 이롭다는 사실을 국민이 인식하도록 하여야 한다.

최근 세대를 건너 뛴 증여에 대한 할증률을 미성년자 20억 초과는 40%까지 높혔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을 보자.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나 손자녀에게 교육비, 주택자금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할증이 아니라 아예 각 1500만엔까지는 면세해 준다.

자산이 많은 고령층 재산의 세대이전을 촉진하여 경제를 살리고 결혼, 육아를 장려하려는 것이다.
방향이 정반대이다. 일본 금융자산의 60%는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갖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다. 증여·상속세의 강화로 인한 동결효과를 줄여가야 한다.

아예 상속세가 없는 국가도 많다. 수 년 전 정부는 퇴직소득에 대한 세율을 연차적으로 강화했다.
고령화 사회에서 퇴직금마저 고갈되면 그 부양은 국가 책임으로 돌아온다. 거꾸로 간 단견이다.

사실상의 조세인 건강보험은 장기요양보험까지 따로 만들어 국가 책임의 틀에 집어 넣었다. 그 부담이 가중되어 벌써부터 막대한 국고가 투입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됐다.

일본의 개호보험의 주관자는 커뮤니티 케어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지역사회 사정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운영된다.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로서는 그에 대비한 재정을 뒷받침하여야 할 세제 개편이 시급하다.

그렇다고 세제만을 가지고는 미래 나라살림을 제대로 준비할 수는 없다. 고복지, 고부담이냐 중복지, 중부담이냐의 국가정책방향을 정하고 건강보험 등 총 국민부담을 아우르는 청사진을 만들어 제시하여야 한다.

고령사회 세제의 새 틀은 그 첫 단추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조차도 범정부 차원의 공론화 논의는 없다. 때를 놓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 돌아온다.


소순무 변호사(법학박사)

[약력] 서울대 법과대학, 경희대 법학 박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한변협 부협회장,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공익법인 온율 이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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