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사히신문, 美 정부 관계자 인용, 韓-日 양국에 갈등 중재안 제시
◆…지난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아베신조 일본 총리를 지나가고 있다. (사진=더 팩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일 경제 갈등과 관련해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미룰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미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및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고 있는 한일 갈등의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로이터통신 등 미국 매체에 보도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미국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이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적 분쟁 중지 협정(standstill agreement) 서명 검토를 한국과 일본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아시히는 미국 정부가 일본 측에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수출규제 2탄을 진행하지 말 것과 한국에는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또 한미일 3개국이 수출규제에 관한 협의의 틀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우호국인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우려, 이 같은 방침을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하지 말 것을 일본에 요구했다고도 전했다. 일본 정부는 2일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제외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 기업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해 원고(피해자)가 한국 내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한일 양국에 수출규제에 관해 협의하는 한미일 3개국 협상단을 구성,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기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양측이 원한다면 "관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번 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미국이 중재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일본 언론들은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일본 정부가 상황을 주시하겠지만 2차 수출금지 조치를 강행할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1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오는 2일 한국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각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미국 측의 중재안과 한국 측의 대응을 지켜본 뒤 향후 한국에 대한 조치를 추가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은 그동안 규제 강화 조치가 보복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는데, 미국의 중재안을 받으면 규제 강화가 보복 조치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며 일본의 딜레마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