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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전민식 소설 '강치'…300년 전 일본에 맞서 독도를 지켜낸 안용복의 투쟁기

조세일보 / 김홍조 기자 | 2019.08.18 13:47

<사진: 마시멜로>

◆…<사진: 마시멜로>

독도 문제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안용복(1658∼?)이란 인물이다. 그는 조선 숙종 때 불법 조업을 일삼던 일본 어부들에게 "독도는 우리 땅" 목소리를 높였을 뿐 아니라 1693년과 1696년 두 차례 일본에 건너가 막부 쇼군으로부터 조선의 독도 지배권을 확인한 문서까지 받아왔다.

어부이자 독도를 수호한 민간 외교가로 칭송받아야 마땅함에도 조선으로 돌아온 그는 국법을 어긴 대역죄인으로 몰렸다. 귀양 간 이후 어떻게 살다 죽었는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전민식(54) 작가의 신작 '강치'(마시멜로 펴냄)는 이 안용복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 무역보복을 강행하고 이 땅의 토왜 세력이 득세하고 있는 지금 현재진행형인 상징어로 작동한다.    

바다사자인 '강치'는 독도 가제바위에 수만 마리가 살았으나 일본인들에 의해 무참히 포획된 끝에 멸종됐다. 이 명칭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대한민국 땅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분쟁의 대상이 독도이며 일본의 횡포 앞에 무참히 짓밟혔던 안용복과 조선 백성들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소설 속 안용복은 토로한다. "조선은 애초에 내게 중요한 세상은 아니었다. 양반도, 선비도 아닌 나 같은 양인이나 천민에게 조선은 그저 허울일 뿐. 우리에게 중요한 건 바다였고, 뭔가를 선택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터전이었다. 내게 조선이라는 나라가 중요하게 다가왔던 건, 초량 왜관에서 일본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부터였다. 사실 그 마저도 최근의 일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더더욱 나의 조선이 밉기도 했지만 애틋하기도 했다."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는 안용복의 내면 심리에 초점을 맞춘 생생하고 밀도 있는 묘사를 통해 "안용복, 네게 나라는 무엇이더냐?"라고 묻는다. 조국의 운명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한 남자의 4년에 걸친 희생과 사투를 좇아가면서 독도가 지도상에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 속에 실효적으로 자리잡았음을 증명함으로써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시대만 바뀌었을 뿐 국내외 상황은 변함 없는 작금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저작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나랏일을 하는 관료도, 칼을 든 장수도, 이름을 떨친 학자도 아니었던 일개 평민 안용복. 떳떳한 역사의 주체로 재조명받을 때가 됐다. 노략질과 수탈도 모자라 왜란을 일으키고 마침내 우리를 식민지화까지 했던 일본이 군국주의의 부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과거 나라를 팔아먹은 토착 왜구의 후손들이 여전히 살아남아 일본에 맞장구치는 절체절명의 시대가 다시 왔다. 이제는 결코 당할 수 없지 않겠는가. 수백 년 전 일본인들을 향해 외쳤던 안용복의 일갈이 들리는 듯하다.
 
"너희들이 죽도라 부르는 이곳 독섬은 울릉도의 부속 섬이다. 옛날에는 우산국이라 불렀고, 네놈들이 아무렇게나 부르는 이 울릉도는 예전부터 우리 섬이었다. 너희 오키섬이나 요나고 놈들이 넘볼 섬이 아니란 말이다."

37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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