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비대화' '관료화'되고 있어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한국은행은 임직원 중 115명이 청와대 비서실 등에 파견 근무 중인 등 조직운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어 위인설관(爲人設官)형 '쉬었다 돌아오는 자리' 만들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김양수 의원(한나라당)은 6일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최근 3년간 한은 임직원이 100명이나 늘어났으며 특히 3급 이상 임원들의 증가세가 눈에 띠어 인사적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은은 충분한 역할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5년간 직급별로 임금이 평균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아무리 발권을 해서 급여를 지급한다고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상승률"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한은의 역할이 크게 축소된 만큼 규모를 축소하고 불필요한 실국은 통합해야 한다"며 "조직이 지나치게 방대하고 관료화 될 경우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실제로 한은은 신용카드 대란의 조짐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문제를 키웠고 이번 부동산 대책에 있어서도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해 물가 안정을 위한 기관임을 무색케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석호 의원(열린우리당)은 한은 임직원이 재경부, 국무조정실 등 다른 정부기관은 물론 한국금융연구원이나 국제금융센터 등 민간기관에까지 불필요하게 파견을 가고 있는 등 조직운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또 "해외 학술 연수라는 명목으로 석·박사 학위과정 유학지원은 지난 2003년 27명, 지난해 28명, 올해 30명을 보냈으며, 해외업무 연수로 2003년 113명, 지난해 145명, 올해 들어 75명을 보내는 등 화려한 근무환경을 자랑하고 잇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문 의원은 "한은은 임직원을 과도하게 파견 보내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면서 "특히 위인설관형 '쉬었다 돌아오는 자리' 만들기로 변질되지 않도록 임직원 파견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은이 김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 1급(평균 근속년수 28년, 나이 55세) 직원의 지난해 급여는 1억1954만원, 2급(22년, 49세)은 9954만원으로 최근 5년간 각각 45.44%, 51.42% 올랐다.
3급(16년, 43세)은 8138만원으로 54.88% 가장 높은 임금상승률을 기록했으며, 4급(8년, 35세)은 5768만원으로 최근 5년 사이 54.72% 상승했다.
5급의 경우 군필초임(28세)은 지난해 평균 3796만원, 군미필초임(25세)은 3288만원의 임금을 받아 최근 5년간 임금 상승률이 각각 54.23%, 51.92%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