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6일 '열린우리·한나라당 세제개편안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 이라는 정책자료를 내고 "두 정당의 세금을 둘러싸고 증세냐 감세냐로 서로 대립하고 있다" 며 "그러나 두 정당의 안 모두에는 '서민' 이 빠져 있다" 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먼저 한나라당이 최근 발표한 소득세율 인하 등 총 9조원 규모의 감세안에 대해 "부자세금을 깎아주기 위한 불순한 목적을 숨기기 위해 '서민' 과 '국민'을 팔고 있다" 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1가구당 62만원의 세부담을 경감해 주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한나라당이 설정하는 '가구'가 누구냐" 며 "빈부격차가 심해질수록 자신들이 더욱 서민을 위하는 듯 정치적 가면을 쓰려는 '신자유주의 보수우익세력' 의 전형적 행태" 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세금경감안은 월 100만원 안팎의 임금으로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쓰러져가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수 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기업임원과 경제불황에도 흑자행진을 달리는 대기업들이라는 것이 심 의원의 지적.
그는 "한나라당은 이제 제발 '가구 혹은 국민'을 운운하며 추상화하지 말고 당이 지원하려는 대상이 돈 잘 버는 부자, 잘 나가는 기업이라고 분명히 알려라" 고 촉구했다.
정부와 여당이 내놓은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심 의원은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마치 '증세' 입장을 지니고 있는 듯한 혼란을 주고 있지만 실제로 정부여당의 개편안이 가져오는 세수효과는 1조2000억원 정도" 라며 "그것도 소주, 도시가스 인상분을 빼면 3000억원대에 불과하다" 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여당의 세제정책 방향은 형식적으로 증세가 아니라 '현상유지' 이며 내용상으로 OECD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직접세율 인상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증세 반대' 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주, 도시가스 세율인상에 대해 "정부는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증류주 세부담을 상향조정하려 하고 있다" 며 "이는 서민의 호주머니에서 부족세원을 발굴하려는 '얄팍한 수' 이다" 라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최근 세금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의 논란의 실체는 '완만한 감세' VS '급속한 감세' 이며 양자는 동일한 신자유주의 감세론 집안에 속해 있다" 며 "고소득자들에게 번만큼 세금을 누진적으로 강화하는 '직접세 증세론'과 그 재원으로 사회복지를 강화하는 '재정확대론'만이 진정 서민을 위한 정책" 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