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일문일답.
- 한은 국감에서 고액권 발행이 주요 이슈였다. 박승 총재는 고액권 필요성을 공감한다고 했는데.
▶ 상반기에 위조지폐 방지를 위한 새로운 통화 발행을 한은과 협의하면서 정부는 고액권 발행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액권은 국민경제 근간 화폐제도 개선과 관련된 사항으로 편의 등으로 인한 장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시행시기, 경제적·경제외적 파급효과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충분한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고액권 발행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다.
- OECD보고서에서 금리인상에 신중하라고 권고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금융정책,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금통위다. 금통위가 경제 전체적인 상황 검토해서 할 것이다. 결정과정에서 왜 올리는가 하는 분명한 이유와 타당성 있는 것이 필요하다. 금통위가 경제에 대한 향후 물가 안정 판단, 경기회복 판단을 고려해 책임과 권한을 확실히 가지고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 정부는 금통위 결정을 믿고 받아들일 예정이다.
- 신용회복 정책 일환인 배드뱅크의 중도탈락률이 높은데 원인, 대책은.
▶ 가장 큰 원인은 아직 경기회복의 영향이 금융권에 대한 채무불이행자에 대해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경기 회복 기미, 추세에 들어가고 있지만 채무불이행자 등 양극화 저편에 있는 분들의 소득수준, 생활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일단 금융채무 불이행에서 벗어났다가도 다시 빠지기도 한다.
정부는 금융채무 불이행자 숫자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연말쯤 정상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전체적으로 없앨 수는 없기 때문에 다시 어려워지는 분들이 경기에 다시 참여하게 하기 위해 법원이나 경제제도가 지금 마련하고 있는 것들을 제도적 활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 삼성문제에 대해 국감에서 생보사 상장 입법화에 대해 말했는데 일정과 구체적 계획은. 또 에버랜드 문제에 대해 청와대 입장이 모아지는 것 같은데.
▶ 생명보험사 상장은 지금까지 유가증권 상장 규정을 가지고 기준을 만들어 하려는 노력을 했다. 크게 성공하지 못해 재경위의 몇몇 위원들이 입법 형태 공론화를 국회 심의 받아 확정하면 어떠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로서는 유가증권 상장규정이 상장을 규제하는 규정이기 때문에 이런 것을 중심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입법형태를 통해 특정산업에 대한 상장체계가 이뤄질 수 있는지도 검토하겠다. 원론적 입장이다.
에버랜드 문제는 에버랜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그런 금산법 24조에 따라 소급 적용을 받아야 하는 부칙 관련 금융계열사는 5개 정도가 남아있다. 에버랜드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에 대해 정부로서는 제출한 법안에 변동이 없다. 청와대가 이 문제 해법을 냈다는 얘기는 확인 바에 의하면 해법을 낸 적이 없고 법률적 해석에 있어 판단하고 논의함에 있어 이러이러한 내용이 포함돼 논의돼야 한다는 요소를 법리적 관점에서 제안한 것이다.
- 감세보다는 재정지출 확대가 효과적이라고 했는데 최근 몇년간을 보면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 지난 2년동안 재정지출을 보전하기 위해서 차입한 규모는 5조원 정도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정운용은 경기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부채를 짐으로써 경기활성화하겠다는 정책을 하지 않았다. 정부 경제정책은 과거 단기적으로 활성화하기 위한 무리한 정책을 쓰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부동산 투기 통한 경기회복, 한은 발권력에 기초한 증시 부양, 대규모 재정 차입 국가부채 증가를 통한 재정지출 확대 등은 무리한 정책이다. 최근 2년동안을 고통스럽게 했던 과도한 대출을 통한 소비 촉진 등은 향후 국민들에 부담으로 돌아온다.
정책에 신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2년동안 정부 재정운용이 적자를 냈지만 그것은 경기 활성화 할 만큼 대규모 재정적자 정책을 취하지 않았다. 재정적자 정책은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안됐다는 판단하기에는 경제정책이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 금산법에 대한 정부 입장은 정확히 무엇인가.
▶ 특정그룹 처리하기 위해 개정안을 낸 게 아니다. 금감원이 검사해서 20개 정도가 금산법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위반한 금융사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금산법의 원래 목적이다. 금산법이 법적으로 미비했다. 정부의 개정안은 3단계로 대응한 것이다.
앞으로 위반한 기업에 대해서는 의결권 제한, 과태료, 강제처분 명령, 처분하지 않았을 때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것 등이다. 20개 회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처분명령, 의결권 제한을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없었다. 20개 회사 가운데는 처분, 과태료 적용까지는 받지 않는 곳이 있었다. 법이 충분한 이행강제령, 처분명령을 가지고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걸 완비하고 근거를 합리적으로 만든 게 개정안이다.
과거 그런 조항 없을 때 24조만 위반한 회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앞으로 미래적으로 법에 마련 위반된 사람들에 대해 하는 처분명령처럼 과도한 방안을 채택해서는 안된다. 헌법상 과잉금지, 신뢰보호, 비례의 원칙 등 차원에서 의결권 제한 정도가 적절하다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금산법 24조가 아예 없었을 때에는 2개 회사가 해당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97년3월1일부터 24조 제정되면서 부칙에는 과거 각 금융기관의 설립 근거가 되는 법률에 의해 인가 승인 받은 사안에 대해서는 금산법 24조 1항에 의해 승인 허가된 것으로 본다는 명료한 부칙 조항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의 지분율을 인정하고, 그 이상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새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3가지로 분류한 정부 대응방안이 현실상황 등을 봤을 때 적절하다고 보는 것이다. 세부분으로 나눈 한 부분이 미흡하다, 과도하다는 것이 현재 쟁점이다. 정부는 세부분으로 나눠 제출했고 합리적이라고 보고 법은 최종적으로 국회가 만드는 것이다. 재경위 본 위원회, 법률 소위 등에서 이 부분에 관해 충분한 논의할 것이다. 국회 내에서 재경위 심의, 법사위,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 경기 저점을 통과했다고 보나. 한은 물가관리 목표가 너무 높은 것 아닌가.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할 때 재경부가 적극 검토하라는 공문을 채권단에 보낸 적이 있는데 문제는 없나.
▶ 경기는 1/4분기가 저점이었다고 판단한다. 물가는 당초 3%대 초반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보면 2.5%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크게 물가 교란요인이 없다. 물가목표치가 높다는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전문가적 차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 한은은 2.5%~3.5%를 목표로 잡았고, 현재는 월별 2% 미만으로 떨어지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는 충분히 적법하게 모든 조항을 검토하고, 외환은행 당시 재정사정, BIS비율 전망 등을 감안했을 때 적절한 규정이 원용되고 적절히 선정됐다고 본다.
-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사람 중에는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많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면 소득이 많아져 소비가 늘어난다는 입장도 있다.
▶ 금리가 올라가면 금융자산 가지고 있는 사람 소득 올라가고 소비를 늘릴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정부의 판단은 금리 상승이 반드시 소비에 플러스 효과만 가져오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금융자산 가지고 있는 분들은 고소득층이 많다. 그 규모가 다르겠지만 자산이 부채보다 많다고 해서, 거기로부터 나오는 소득이 소비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순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계소비성향이 높지 않다.
순 부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낀다. 그 계층은 가계대출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저소득층 영세서민층이다. 금리를 소비증대 수단으로 올리는 것은 맞지 않다.
이런 상황이 다소 불확실할 때는 원칙적인 논리를 가지고 정책에 임해야 한다. 금리가 낮아야 투자가 촉진되고 가계 부담이 줄어든다. 각종 내부소득, 즉 주택 구매 등 금리부담이 줄어듦으로써 실 수요가 창출된다. 이 문제는 그런 많은 경제 이론에 대한 역설적 주장을 하는 이론도 있지만,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원칙적인 이론과 논리를 가지고 대응하는 게 맞다.
- 야당에서는 감세정책 추진하면서 SOC 도로중복투자, 대규모 예산낭비 줄이고 최저가 낙찰제 등으로 재정적자 감수하면서 할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한다.
▶ 구체적 사안에 대해 동의하기 보다 지출을 면밀히 검토하고 최대한 지출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기획예산처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입찰 합리화도 중요하다. 다만 현실적 재정구조가 국방비, 교사 월급, 교육, 지방 교부금 등 상당히 유연성 또는 절감 여지가 절대 규모로 크지 않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모든 예산은 철저히 국회 심의, 감사원 집행 점검 등을 거친다. 이런 데서 지적된 사항을 과감히 반영하겠다. 국회 심의때도 그런 시각에서 볼 것이다.
- 삼성그룹의 변칙증여 문제 등에 대해 대통령은 흑백의 결론보다 회색의 결론이 내는 게 좋지 않겠나며 국민정서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나.
▶ 모든 기업정책, 정부 정책이 강제적 규제적 요소를 띨 때는 법과 제도에 바탕을 둬야 한다. 법과 제도에 의해 정부 규제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사실 지배구조 논쟁은 의미가 없다. 예를 들면 법이 어떻든 잘하는 지배구조가 최고다든지, 특정 학자나 여론에 종사하는 분들이 지배구조 이래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희망과 비전으로 제시할 수 있겠지만 정부가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세법 등 법과 제도다. 정부가 근거한 원칙과 입장을 규제하고 주문하는 것이다.
그 범위 내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기업목표를 달성하느냐는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다. 비전을 기업에게 강제하려면 그것은 법률과 공적 제도를 분명하게 고치는 공론화 과정과 필요하다면 국회 심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너무 감정적으로 법과 제도를 벗어나 비전에 근거로 민간이나 기업에 강요하는 것은 세계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민간 기업에게는 과도한 부담이 될수 있다. 주의와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원론적 얘기에 덧붙여 언론사 부장들과 허심탄회하게 말하는 과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