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녹지원에서 맥주 곁들인 대화 나눠…"언론, 국가 움직이는 제4부"
“'나라다운 나라'에 동반자 돼달라" 당부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초청, 맥주를 곁들이며 대화를 나눴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청와대 녹지원으로 출입기자단을 초청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함께한 노고를 위로하는 등 한 시간 남짓 친목의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제외하고 출입기자단과 격의 없는 소통의 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취임 후 첫 주말인 2017년 5월 13일과 지난해 10월에는 기자단과 함께 산행을 했다. 취임 100일 시점이었던 2017년 8월에는 집무실이 있는 여민관으로 기자단을 초청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내·외신 기자 총 250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상조 정책실장을 비롯해 비서관급이상 참모들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출입)기자단을 자주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늘 일정에 허덕이다 보면 그런 계기를 놓쳐 아쉽다. 또 잦은 해외순방도 작용한다"며 "오늘 이 자리는 자주 만나지 못한 데 대한 보상으로 마련된 자리하고 여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언론은 입법·사법·행정부와 함께 국가를 움직여 가는 '제4부'"라면서 "나라를 발전시켜온 데 (언론이)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언론이 많은 기여를 해 주셔야 할 막중한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입법·사법·행정 삼부는 현실적인 권력의 힘이고 언론은 그런 현실적인 권력은 없지만 그러나 진실이 가장 큰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독재 시대에는 선배 언론인들은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그런 때도 있었다"며 "늘 눈에 보이지 않게 권력의 존재가 진실을 알리는 것을 가로막았고 때로는 보도지침 같은 것이 노골적으로 작동되기도 했지만 그 시절 언론인들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독재정권 하에서 선배 언론인들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진실을 제대로 알지지 못했지만, 1단 기사나 행간으로라도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했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스럽게 지금은 언론이 진실을 알리는 것을 가로막는 권력의 작용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은 진실을 가로막는 권력은 없고, 무엇이 진실인지와 진실을 균형 있게 알리려는 스스로의 성찰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언론이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단을 초청, 맥주를 곁들이며 대화를 나눴다.이날 행사에는 기자단 소속 250명의 기자가 참석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현 정부가 출범할 때 천명했듯 좀 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가는 역사적 과업에 언론인들이 끝까지 동반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후 2년 6개월 반환점에서의 소회'를 묻는 물음엔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우리 나름으로는 쉼 없이 달려왔다"면서 "경제,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가 나빠져서 적어도 일자리 문제라든지 소득 분배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는데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아직도 지금 국민들이 다 동의할 만큼 체감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가야할 길이 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입 정시 확대'와 관련해선 "우리 정부가 출범할 때 제일 강조한 게 공정"이라면서도 "그런데 요즘 지내보면 공정의 개념이랄까 이런 것은 좀 굉장히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입시만 해도 지금까지 우리가 가져왔던 교육 철학은 부모 세대의 부를 대물림하는 그런 구조, 그리고 교육 자체를 정시에 매달리는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전형을 인·적성을 존중하는 다양한 전형을 하는 게 공정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지금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차라리 점수로 따지는 수능이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렇게 공정에 대한 잣대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이라며 "존중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의 기준이나 잣대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좀 더 학생부의 신뢰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때까지는 학종에 지나치게 기울어져있는 것을 개선해야한다"면서 "모든 대학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입시에 초점이 되는 서울 상위권 대학, 일부 대학이라도 지나치게 학종에 쏠려있는 것을 균형있게 바꾼다면 입시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많이 줄면서 전체적으로 신뢰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시 비중 확대'와 관련한 입장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금강산내 남한 시설 철수'와 관련해선 "국민들의 정서에 배치될 수 있고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사실 관광 자체는 유엔 안보리 제재에 해당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관광의 대가를 북한에게 지급하는 것은 제재에 위반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관광 방식은 안보리 제재 때문에 계속 되풀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 인선'과 관련해선 "지금 우선 검찰 개혁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된 수사도 진행 중이고 또 패스트트랙으로 가있는 입법도 될지도 관심사이기 때문에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고, 그런 일에 변수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며 "우선은 서둘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개각 여부'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외에는 달리 개각을 예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짧게 답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개혁'에 대한 물음에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말한 그대로"라면서 "혁신, 포용, 공정 등 과정을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어느 정도 토대는 쌓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가 맡을 때까지는 국민이 인정할 정도로 성과를 내는 게 다음 과제"라고 역시 짧게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은 "남북간에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그것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수준과 같다"면서 "그런 의지로 김위원장이 여러 번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김 위원장을 만난 모든 정상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시진핑 주석 등 이런 분들이 한결 같이 확인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원하는 조건들이 갖춰질 때 완전한 비핵화를 하겠다는 의지, 그 부분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우리(북한)의 안전이 보장되고 밝은 미래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들게 하겠나' 그렇게 말하는 게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문제는 김 위원장이 바라는 조건들을 미국이 대화를 통해서 받춰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대화에서 "정부에 힘을 주는 것도, 잘못했을 때 힘을 낼 수 있게끔 비판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청와대)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는 "여러모로 어려우나 아마도 저만큼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은 정치인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기자들이 제 모습을 잘 전해줘서 국민으로부터 사랑을 받은 덕에 오늘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점에서 여러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소중한 동반자 역할을 한다"며 "정부에 힘을 주는 것도, 잘못했을 때 힘을 낼 수 있게끔 비판하는 것도 여러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위해 올해 6월 '한·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에서 외식 스타트업 대표로 선정된 업체의 맥주를 제공했다. 안주로는 태풍 '링링' 피해를 본 지역의 특산물과 과일을 재료로 쓴 음식들이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