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보 소득공제 허용, EITC 최소액 인상하기로
노인빈곤 해소에 소득하위 40%까지 기초연금 올려
통신, 의료, 교육, 주거 등 필수생계비 경감책 대거
공정경제 차원으로 총수일가 사익편취 감시망 강화
-2020년 경제정책방향-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경제정책방향' 상세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포용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정부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다.
내년에도 사회 전체에 부(富)가 고르게 분배될 수 있도록 해, 빈부격차 정도를 완화시키는데 중점을 둔다. 가장 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에 대해 각종 재정지출을 확대하는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전 연령에 근로소득공제 혜택을 주거나 근로장려금(EITC) 최소지급금액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다.
다만 재정에 기댄 측면이 강하다보니 '세금주도 성장'이란 지적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19일 정부가 발표한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우선 기초생보 소득인정금액을 계산할 때 근로연령층(25~64세)에 대한 근로소득을 30%까지 소득공제해준다. 저소득층에 대한 근로장려금 최소지급금액은 3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
생계급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수급권자 가구에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가구원수별 생계급여 선정기준도 올린다. 1인 가구 51만2000원에서 52만7000원, 4인 가구 138만4000원에서 142만5000원 등으로 인상된다.
한부모 노동자의 육아휴직 급여를 올리기로 했다. 육아휴직 첫 3개월은 통상임금의 100%(상한액 250만원)를 급여로 지급한다. 4~6개월, 7개월~12개월 급여는 각각 통상임금의 80%(상한액 150만원), 50%(상한액 120만원)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조치로 육아휴직 급여가 최대 390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위소득의 50%(18~34세는 120%) 이하 구직자에게 최대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한다. 중위소득의 100% 이하 구직자에겐 진로상담, 직업훈련, 창업지원 등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민들의 필수 생계비 부담을 덜어준다.
우선 통신망 임차료 인하, 소비자선호 정액요금제 제공 등 알뜰폰 경쟁력을 높여 통신료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야간·휴일 진료를 활성화하고,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간소화하면서 의료비를 경감시킨다는 방침. 고교무상교육, 근로장학금 시급단가 인상 등 조치로 교육비 부담도 줄인다.
신용등급이 낮아 고금리대출이 불가피한 저소득·저신용자를 위한 '햇살론' 공급규모를 올해 4000억원에서 내년 5000억원으로 늘린다. 미취업 청년·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출 상품인 '햇살론 youth(1000억원 신규 공급)'도 나온다. 특히 정책 서민금융에 대한 복권기금 출연기간을 5년 더 연장하고, 출연규모도 당초(연 1750억원)보다 늘린 연 1900억원으로 잡았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분쟁이 많은 보험약관 관련한 제도를 다각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광고에 과장·자극적 표현(무한보장, 전액보장, 한방에 등)을 쓰지 못하도록 한다. 해외직구 구매대행자가 소비자에게 세금을 받았으나 거짓 정보를 이용해 이를 편취한다면, 대행자에게 납세의무를 부과·처벌(내년 4월 시행)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혁신창업 기업 등에 우대금리 혜택이 있는 금융지원(대출 2조7000억원 공급)을,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례보증 5조원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재해, 산업위기 등 경영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한 융자자금 1조5500억원을 지원한다.
대손금으로 손금산입 가능한 소액채권(회수기일이 6개월 이상 경과한 소액채권) 기준금액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린다.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 특례 일몰은 2021년 말까지 연장하고, 어로어업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한다.
대기업집단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한 감시망을 넓힌다.
이를 위해 공정위-국세청 간 정보공유가 이루어진다. 특히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내실화, 기관투자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 지원, 지주회사 제도 보완 등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중견 기업집단의 법 위반협의 관련 모니터링도 강화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구조의 상당한 변화가 진행된데 따라,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수요 맞춤형 대책을 세웠다.
신혼부부 주거 지원을 위한 행복주택 등 맞춤형 공적임대주택(5만2000호), 신혼희망타운(1만5000호)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출산을 제고 목적에서 국공립 어린이집(550개소), 직장 어린이집(80개소)도 늘린다.
소형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고, 독거노인 돌봄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1인가구 맞춤형 지원도 이루어진다. 정부는 고령·1인 가구에 맞춰 주거·사회복지·산업적 측면에서 종합적인 대응 전략도 내년 2분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교통안전·산재방지·자살방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2022년까지 전국 어린이 보호구역 내 단속카메라, 신호등이 설치된다. 도로 제한속도를 하향조정하는 '안전소독 5030 캠페인(일반도로 60→50km/h, 주택·상가 인접 40→30km/h)'의 전국 확산도 유도한다.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위해 고위험사업장 안전시설을 현 9000개소에서 1만1900개소로 늘리고, 응급실 내 자살시도자 등 고위험군 전담요원도 현 143명에서 307명으로 확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