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미한 동맹에 대한 우리의 약속 보여준 것" 환영
이란 "한국정부 '사전통보'했으나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 답해"
◆…청해부대 주력 구축함 왕건함 (국방부 제공)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독자파병을 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국방부가 '환영의 뜻'을 밝히며 반색한 반면, 이란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결정' 관련 논평 요구에 "미국은 한국이 청해 해적퇴치 부대(청해부대)의 임무를 호르무즈해협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환영하고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미·한 동맹의 힘과 국제사회 안보 우려사안에 대해 협력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대변인도 이날 '한국의 파병 결정과 향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과의 협력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동맹인 한국의 파병 결정은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을 지원하면서 중동의 항해의 자유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과거에도 언급했듯이, 이 문제는 국제적 해결이 필요한 국제적 문제"라고 답했다.
반면,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사전에 통보했으나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다'라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이란으로서는 한국 정부의 파병 결정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무사비 대변인은 또 트위터를 통해 "한국 국방부는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라며 "사실에 대한 상호 존중과 수용이 문명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아라비아 페르시아만'이라고 표기한 점은 이란에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 정부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아라비아만'으로 칭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반(反)이란을 질타한 셈이다. 국제사회에서의 호르무즈의 공식 명칭은 '페르시아만'이다.
앞서 한국 국방부는 21일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청해부대는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게 되며, 필요한 경우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와 협력할 방침이라고 한국 국방부가 밝혔다고 VOA는 전했다.
국방부가 밝힌 청해부대 파병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로 확대된 것으로 사실상 호르무즈 파병인 셈이다.
이같은 한국측 보도에 대해 이란 정부가 '역사적 명칭' 운운하며 불편한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일본 정부도 같은 방식인 'IMSC 비참여' 형식의 해상자위대 파견을 결정했지만 여기에 대해선 이란측의 반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