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 8.46%…전년비 0.98%↑
하이투자·SK증권 급증 vs 신한·대신·유안타 감소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에 힘입어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의 개선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전년대비 3% 넘게 급증하며 수익성 개선 폭이 컸다. 반면 순이익이 감소한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은 ROE가 1% 넘게 줄어들어 대조를 보였다.
6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및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들의 지난해 ROE는 8.46%로 2018년 7.48% 대비 0.98%포인트 올랐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기초·기말의 자본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거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8.46%의 ROE는 자기자본 1만원으로 846원의 이익을 벌어들이게 되는 셈이다.
증권사들의 ROE가 개선된 데는 경쟁적인 몸집불리기 움직임에도 불구 10대 증권사 중 8개사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자본 증가보다 순이익 개선세가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대 증권사들의 지난해 평균 자기자본은 전년 46조5491억원에서 50조9571억원으로 9.5% 늘었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조4807억원에서 4조3119억원으로 23.9% 급증, 자본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키움증권 등 14개사는 ROE가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6개사는 악화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의 ROE가 전년 10.41% 대비 5.74%포인트 급증한 16.15%로 가장 높았다.
이 증권사는 평균 자본이 업계 7위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70.7%나 급증한 5957억원을 기록, 업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2분기 종속회사인 메리츠캐피탈로부터 배당금 수익 1300억원이 별도재무제표에 반영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회사 규모대비 효율적 경영을 하고 있는 것.
키움증권은 전년 11.49% 대비 2.97%포인트 증가한 14.46%의 ROE로 2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평균자본이 전년대비 19.1% 증가했음에도 순이익은 더 크게 늘며 ROE가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업계 순이익 선두를 기록하는 등 실적호조로 전년 11.72% 대비 1.87%포인트 개선된 13.59%의 ROE를 기록했다. 단 평균 자본도 전년대비 5000억원 가량 늘어나 순위는 전년 1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하이투자증권은 ROE가 전년 6.34% 대비 4.08%포인트 급증한 10.42%를 기록, 중소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10%를 돌파하며 4위에 올랐다. 당기순이익이 전년 459억원 대비 77.8% 급증한 816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어 한화투자증권(9.63%, 5위), IBK투자증권(9.59%, 6위), 교보증권(9.24%, 7위), NH투자증권(8.36%, 8위), 하나금융투자(8.26%, 9위), DB금융투자(8.05%, 10위)이 10위권을 형성했다.
10위권 밖에선 SK증권이 전년 2.17%대비 3.83%포인트 증가한 6.00%로 꼴찌에서 16위로 순위가 올랐다. 당기순이익 331억원으로 전년 106억원 대비 3배 넘게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유안타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은 ROE가 1% 넘게 하락하며 수익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해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증권업계 전반의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이 증권사들은 오히려 순이익이 감소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ROE가 6.51%로 전년 9.21% 대비 2.70%포인트 줄며 20대 증권사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순위도 5위에서 14위로 9계단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은 전년대비 ROE가 각각 1.97%포인트, 1.66%포인트 감소한 5.45%, 4.39%에 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전년 6.23% 대비 1.84%포인트 감소한 4.39%의 ROE로 20대 증권사 중 수익성이 가장 저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