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서 합격률이 예년의 15%대에서 1%대로 갑자기 떨어진 것과 관련해 감사원이 감사에 나선 결과, 난이도 검증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출제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자격시험문제는 출제, 선정 및 검토의 3단계별로 각각 별도의 위원을 위촉해서 검증을 해야하는데도 불구, 시험출제위원이 직접 출제된 문제 중에 최종 시험문제로 선정하고 검토하는 작업까지 맡아 국가자격시험의 공신력을 떨어뜨렸다.
감사원이 건설교통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을 대상으로 벌인 감사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은 학력·직업·연령 등 다양한 계층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난이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기존 합격자 등을 재검토요원으로 위촉해서 난이도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은 또 시험문제 출제위원이 분류한 난이도를 선정위원들이 임의로 수정해도 그대로 두는 등 공단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업무를 태만하게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공인중개사 시험문제는 출제, 선정 및 검토 등 3단계의 검증을 거치도록 단계별 위원이 달라야 하는데도 출제위원으로 위촉한 사람을 무더기로 선정위원이나 검토위원으로 다시 위촉, 이 중 8명은 자신의 문제를 6문제에서 12문제까지 과다 선정하는 결과를 낳게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아울러 공인중개사 시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통보한 과목당 10배수 정도의 예비문제(총 2천문제) 확보지시도 지켜지지 않고 그 절반만 확보하는 등 출제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난이도 조절실패에 따라 지난해 이 시험응시자들이 32,800건의 민원을 제기하는 등 사회적인 문제가 돼, 건교부는 12월 추가시험을 치러야만 했다"며 "추가시험 시행 비용에 34억여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국가 자격시험의 공신력만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시험시행 실무책임자 1명은 문책요구 하고 상급자 등 관련자 2명은 문책여부를 자체 결정하여 처분하도록 인사자료 통보,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기관주의요구 조치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