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되면서 강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전반전을 마친 이번 재건축 사업에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는 5년 만에 정비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 왕좌의 게임에 도전한 호반건설 등 관전 포인트도 더해진 상황이다.
이번 수주전 초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삼성물산의 등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신규 단지명을 '래미안 원 펜타스(Raemian One Pentas)'로 제시했으며 입찰보증금 납부에 이어 입찰제안서 제출도 가장 먼저 실행했다.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은 지하 4층~지상 35층, 6개 동, 641가구 규모에 공사비 500억원, 사업비 2400억원 수준이다. 3개 건설사가 입찰할 때만 해도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벌이는 왕좌의 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반환점을 돌면서 판세 변화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호반건설이 역마진까지 감수한 사업내용으로 이번 수주전에 나서면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조합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에서 전체 공사비 약 2513억원(부가세 포함)에 390억원 규모 무상품목 제공을 제안했다. 공사비는 입찰한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3사 중 유일하게 공사비에 포함되지 않는 무상제공품목을 별도 제안한 부분이 주목된다.
무상제공품목 별도 제안은 주방, 바닥재, 타일 등 실내 자체를 최고급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통상 재건축 시공이익을 최대 10% 수준으로 잡는 것을 고려하면 호반건설은 사실상 역마진까지 각오한 셈"이라며 "시공이익을 공사비의 10%로 계산해도 150억원 가량 손해로 신반포15차를 강남 입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호반건설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호반건설은 사업비 대출이자를 연 0.5% 수준으로 제안했다. 호반건설측은 "경쟁사들의 연이자 1.9%, CD금리+1.5% 등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수준"이라면서 "조합원이 선분양과 후분양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면서도 사업조건의 변동이 없어 해당 조합원의 입장에서는 가장 실리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코로나19로 일정 연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사업비 부족분을 조합원 분담금으로 채워야 하고 신반포15차의 경우 조합원수도 180명 정도라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이번 금리 제안으로 선호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반포15차가 입지가 뛰어난 사업장인 만큼이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보다는 단지 고급화와 실속을 강조했을 때 승산이 있다"면서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사업조건, 차별화된 제안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