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 호반써밋' 투시도. 사진=호반건설 제공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의 양강구도로 예상됐던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난전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약체로만 예상했던 호반건설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을 위한 파격적 제안을 제시하면서 반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번 수주전에서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를 강남 입성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호반건설은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 후분양 시에도 선분양과 동일 조건 등을 내세우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수주를 위해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제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신반포15차 재건축 공사비는 약 2513억원(부가세 포함)이다. 이 금액에는 390억원 규모의 무상품목이 포함됐다. 호반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조합원들은 400억원 규모의 혜택을 얻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무상품목에는 고급 주방, 바닥재, 타일 등이 있다.
건설업계의 재건축 시공이익률은 통상 10% 이내로 평가된다. 2500억원 공사규모로 호반건설은 250억원 정도의 이익을 가져가야 하지만 390억원의 무상품목 제공을 밝혔기 때문에 최소 140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역마진을 각오한 셈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아파트 구축과 업계 최고 수준의 시공품질을 제안했다. 신반포 호반써밋 내부에는 천연대리석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하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녹색 건축 인증을 받은 친환경 마감재를 사용해 유해물질 걱정도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호반건설은 단지 내에 하자보수 전용사무소를 개설까지 약속하면서 혹시 모를 하자문제 발생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무소에는 입주 매니저가 상주하면서 하자 발생 즉시 점검반이 출동, 불편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하도록 AS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호반건설 CI. 사진=호반건설 제공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꾸준하게 실리로 승부수를 거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품목제공과 더불어 연 0.5% 사업비 대출이자 제안이다. 경쟁사들의 연이자 1.9%, CD금리+1.5% 등과 비교했을 때 현격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반건설이 이런 저금리 제안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은 탄탄한 자금력이 바탕이 된다. 호반건설의 2018년 연결기준 매출액 5조원, 자산총액 8조 5000억원, 누적 자기자본 6조 2000억원 수준이다. 호반건설 부채 비율은 13.6%로 대부분 건설사 부채 비율이 200%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조합원을 배려한 호반건설의 대출제안은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반적인 분양은 추가로 발생하는 사업비 부족분을 조합원 분담금으로 채워야 해 조합원 부담이 커진다. 특히 신반포15차 조합은 조합원 수가 18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조합원 분담금에 대한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으로 호반건설의 이 같은 금리 제안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달 조합 대의원회에 올라온 선분양 안건이 부결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조합은 대우건설과 결별하고 사업 추진 방식을 선분양으로 다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정작 대의원회에서 선분양 논의 안건 자체가 보류됐다. 후분양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금력이 풍부한 건설사일수록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신반포15차 입찰에 나선 건설사들은 선분양을 기준으로 각종 입찰을 제안한 상태다. 호반건설은 업계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선분양과 후분양 시점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면서도 공사비와 사업조건은 변동이 없도록 해 조합원들의 실리를 극대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각 건설사가 제출한 제안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조합원 환급금을 일반분양 납부 비율에 따라 선지급하는 방안, 조합원 분담금을 입주 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분담금 유예 제안까지 펼치면서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제안을 펼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전쟁으로 예상됐던 신반포15차 수주전에서 호반건설의 제안 조건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며 "강남에 실적이 있는 아파트 브랜드와 경쟁해서 호반건설이 수주한다면 향후 재건축 시장에 실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이번 신반포15차 수주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지난 연말 위례 송파권역에서도 성공한 호반건설이 강남권에 진출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다른 경쟁사가 인근 반포3주구 입찰에 동시 참여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에만 집중해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에는 서울 장위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도심지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도 수주에 성공했다. 이밖에 양천구 신정 2-2구역, 용산 국제빌딩 주변, 개봉 등 서울에서 수주했고, 삼각지역, 양재역, 불광역 역세권 청년주택을 시공하면서 서울 사업을 계속 확대하는 모습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반포 15차는 입지 자체가 브랜드인 만큼 강남 최고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당사가 추구하는 브랜드 전략과도 부합돼 입찰하게 됐다"면서 "우수한 재무 건전성과 31년간 주택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탁월한 시공 품질, 차별화된 AS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