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증권사 직원, 국세청 공무원, 거래소·예결원 직원' 증인 신청
변호인 "사실관계 이미 드러나 추가 증인 신문 필요치 않아"
LG 총수일가·거래 담당 재무관리팀장 2명, 1심 모두 무죄
◆…'주식거래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범LG가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서울고법에서 23일 진행된 가운데 검찰과 변호인 측이 증인신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특수관계인 간 주식 거래를 일반적인 장내 거래로 위장해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범LG가의 2심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새로운 증인 신청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범LG가 14명 및 전 재무관리팀장 2명의 조세포탈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한 국세청 공무원과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 직원 및 주식 거래를 담당했던 증권사 직원을 증인으로 각각 신청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양벌규정으로 재판에 넘겨진 범LG가 14명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대한 법적 쟁점을 검토하기 위해서 이들의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주식거래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서 적극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데 장내 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거래해 과세관청이 이러한 사실을 쉽게 적발할 수 없었다"며 "범LG가의 주식 거래 행위가 조세 부과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했기 때문에 당시 고발한 공무원에 대한 증인 신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및 예결원 직원과 관련한 증인 신문에 대해서도 "범LG가의 주식 거래 구조가 어떤지, 이들이 특수관계인 간 거래를 장내 매매를 통해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들어봐야 한다"며 "자본시장법상 금지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파악해야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입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이미 1심에서 동의한 증인을 2심에서 또 신문하려면 추가 입증 취지가 있어야 하는데 검찰이 어떤 것을 입증하려 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주식거래 전문가의 증언 등은 법률적 판단 문제인데 한국거래소와 예결원 담당자가 이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이미 사실관계가 다 드러났는데 법률적 검토에 대한 판단을 이들에게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피고인 신문과 관련해서도 "피고인 중에 80세가 넘어 상당히 고령인 고위험군도 있는데 신문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면서 "형사소송규칙 등에 따르면 피고인 신문에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데 (검찰이) 증인 신청 취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 측이 재판부 전원이 교체됨에 따라 증인 채택을 위한 구술 변론을 요청하자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6월 23일 오전 양측의 PPT로 진행될 예정이다.
범LG가 14명과 이들의 주식 거래를 직접 담당한 전 LG그룹 재무관리팀장 2명은 지난해 9월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범LG가는 2007년부터 10년간 지주사인 ㈜LG에 LG 상사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식 수억원을 특수관계인 간 주식거래가 아닌 것처럼 꾸며 156억원대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조세범처벌법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상·증세법상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에 대해 주식 가액의 20%를 할증해야 하는데 범LG가는 장내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신고를 피했다고 봤다.
그러나 1심은 범LG가의 주식 거래가 '특수관계인 간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들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