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효연은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로된 어머니와 코흘리개인 동생들과 함께 살았다.
집안의 장녀인 효연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공장에 다니면서 가장 역할을 하였다.
효연이 학업도 포기해가며 어머니와 함께 열심히 일을 한 덕분에 동생들은 대학까지 졸업하고 각자 결혼까지 하였다.
효연은 동생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에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어머니와 함께 악착같이 식당을 운영하며 돈을 벌었고, 그 동안 모은 돈으로 어머니 명의로 원룸을 짓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효연은 원룸 신축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고 그 신축공사 과정을 직접 주도했으며, 나중에 직접 원룸을 운영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고생한 덕분에 이제는 좀 살만하다고 생각할 즈음 갑작스럽게 효연의 어머니는 암에 걸렸고, 효연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15년간 병간호를 하며 한집에서 모시고 살았다.
오랜 병수발 끝에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시게 되었고,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이번에는 동생들이 상속권을 주장하며 어머니 명의의 원룸을 법정상속분대로 공평하게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효연은 동생들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의 청춘을 모두 바친 것에 대한 억울함으로 어머니 명의의 원룸을 동생들과 나누고 싶지 않았다.
이 경우 효연은 어떻게 하여야 할까?
A. 효연의 어머니가 별다른 유언을 남기지 않고 사망하였다면 원칙적으로 효연은 동생들과 같은 비율로 어머니의 원룸을 상속받아야 한다. 그러나 효연이 민법상 기여분을 주장하여 기여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효연은 다른 상속인들보다 좀 더 많은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우리 민법은 제1008조의2에서 기여분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공동상속인 중에 1)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2)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 이를 상속분 산정에 고려하게 되어 있다.
이때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함은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상당한 기간을 함께 동거하며 간호를 하거나 일반적인 부양을 넘어 피상속인을 특별히 모셔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피상속인에 대한 상속인의 효도를 인정해줌으로써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는 것이다.
특별히 부양하였다는 판단은 법원에서 하는데, 과거에는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는 당연하다고 보아 쉽게 기여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최근 부모부양을 소홀히 하는 현실을 반영하여 기여분을 인정하는데 너그러운 판결을 하고 있는 추세이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7므513, 서울가정법원 2003. 6. 26, 자 2001느합86, 심판).
실제로 대법원과 가정법원은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남편 전처의 자식들을 양육하여 혼인시켰으며, 남편이 사망할 때까지 간병하였고, 상속재산에 자금을 조달한 것을 인정하여 부인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였고,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어머니를 자신의 집에 모셨고, 아버지의 제사도 지내 왔으며, 어머니의 병원비도 납입하며 병간호를 한 것을 인정하여 기여분을 인정하였다.
또한 판례는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상속재산인 주택의 신축자금 조달, 상속재산의 관리 운영 등을 통하여 상속재산의 취득 및 그 유지를 위하여 기여를 한 경우 이를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로 보아 기여분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안의 경우 효연은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어머니를 장기간 동안 함께 동거하면서 부양함으로써 딸과 친모 사이의 통상 예상되는 부양의무 이행의 범위를 넘는 특별한 부양을 하였고, 어머니의 재산의 취득 및 유지에 특별히 기여하였음이 명백해 보이므로 민법상의 기여분을 주장하는 경우 법원으로부터 기여분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할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효연이 동생들을 모두 배제한 채 단독으로 원룸을 가질 수는 없고 기여분이 인정되는 결과 다른 동생들보다 많은 비율의 상속재산을 취득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