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 우려로 저축 늘리고, 신용카드 사용 낮춰
저축률 2월 8%에서 3월 13.1%로 급등
신용카드 사용액 3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저축이 경제 회복 방해할 수 있어
미국 GDP의 3분의 2 이상인 소비지출 감소는 장기적인 문제될 것
◆…뉴욕에 있는 JP모건 체이스 은행 본사 [사진=연합뉴스]
미국인들은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있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은 지난 주 미국 국민들의 저축률이 2월의 8%에서 3월의 13.1%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저축률은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기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이다.
동시에 신용카드 사용액도 감소했는데, 7일(현지시간) 연준은 지난 3월 미국 신용카드 사용액이 3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소비자 대출은 282억 달러 감소해 1989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CNN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은 미국 경제에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저축은 논리적인 선택이지만 경제 회복에는 위험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지금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른바 V자형 회복은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3월 중순부터 33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실업수당을 신청했으며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수년 동안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노동부 고용지표 발표에 따르면 4월 실업률은 전달 대비 14.7%까지 치솟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동안 비농업분야 일자리는 2050만개 줄었는데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10년 동안의 일자리 증가분이 한 달 만에 사라졌다"면서 2007년 금융위기의 두 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퀼 인텔리전스의 CEO 다니엘 디마르티노 부스는 "우리는 코로나19가 사라지지 않은 것을 안다.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소비자들의 소비 능력이나 욕구를 억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자카드는 지난달 28일까지 신용카드 결제액이 31%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비자카드는 미국 내 사용처 중 유일하게 월마트, 코스트코, 타깃과 등 식료품점과 약국에서만 결제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식당, 엔터테인먼트 등의 결제액은 4월에 50% 이상 감소했고, 여행 부문은 약 80%까지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행동의 변화는 합리적이지만 미국 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 감소가 미국 경제에 장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한 조치가 해제 된 후에도 많은 미국인들은 백신이 나올 때까지 적극적으로 지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