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정거래법-상법-노조법 개정안 추진에 반발
"177석 거대여당 힘에 의지...입법 과속 페달 밟으려 할 뿐" 비난
제계, 기업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 있다 지적
정부의 무더기 경제관련 입법 추진 움직임에 미래통합당은 11일 "전 세계가 대공황까지 우려하는 이 때, 우리 정부가 여기에 불까지 지른다는 비명이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경제적 전시상황에서 정부가 기업활동을 더욱 위축시키는 경제규제 입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질타한 것이다.
배 대변인은 "대통령이 '평등한 경제'를 주장한 날,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규제를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안을, 법무부는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면서 "여기에 해고자와 실업자까지 노조 가입을 허용하게 하는 고용노동부의 '노동조합 관련법 개정안'까지 규제 법안들이 무더기로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관련 법안)모두가 20대 국회 때 '과잉 규제', '기업 활동 제지'라는 우려로 폐기된 것 들이었다"며 "정부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재계의 건의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경제위기는 고려하지 않고 '177석의 거대 여당의 힘'에 의지한 채 입법 과속 페달을 밟으려고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한 "그렇지 않아도 생사기로에 놓인 기업들이다. 이러한 골든타임에 정부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고 있다"면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 기업들을 힘들게 하면서 어떻게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미국 정부는 법인세를 파격적인 수준으로 낮췄고, 일본은 해외 이전 비용을 지원하는 등 국내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경제적 전시상황이라더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대변인은 나아가 "지난 5월, 실업자 수만도 전년 동월 대비 13만 명 이상 증가했다. 실업률도 4.5%까지 치솟았다.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정부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기 바란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전속고발권 폐지' 와 '사익편취 규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속고발제'는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 기소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일반 형사범죄와 달리 전문적인 경제 분석을 통해 위법 여부를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공정거래의 특성을 반영해 도입됐다.
또한 대기업 집단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가 강화된다. 규제대상 총수일가 지분 기준(상장 30%, 비상장 20%)을 20%로 일원화하고 이들이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도 규제대상에 포함한다.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총 규제대상은 지난 5월 1일 지정 기준 현행 210개에서 581개로 확대된다.
이는 두고 재계는 코로나19로 생존도 어려운 판에 정부가 반(反)기업법 강화 기조까지 보이자 강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향후 기업에 대한 정치적 고소·고발이 난무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 30% 미만'인 삼성생명(20.82%), 현대글로비스(29.99%), SK(주)(28.59%)가 규제 대상에 포함돼 이들 자회사를 포함하면 134개 기업도 규제망에 들어가게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는 규제로 기업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