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처음부터 협상은 없고, 협박뿐...협상 파트너로 존중 안해"
"잔여 임기 동안 사실상 협치는 없다...어떤 협상도 않을 것" 초강수
여야가 15일 제21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최종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가게 됨으로써 정국은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원구성 협상을 위한 사전 회동 결과에 대해 "민주당과 집권세력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명을 남길 폭거를 기어코 자행하겠다고 조금 전 저에게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국회 본회의장 모습 (자료사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집권세력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명을 남길 폭거를 기어코 자행하겠다고 조금 전 저에게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오늘 자신들이 원하는 법사위 등 몇 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하고 며칠 뒤 다시 몇 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협상은 없었고 협박뿐이었다"며 "여야가 원구성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독단적으로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은 1948년 대한민국 국회 출범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나아가 "(여당이)야당을 단 한번이라도 협상 파트너로서 존중했다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을 확보해 단독으로 안건 처리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가져간다면 상임위 구성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국회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같은 단독 원구성 강행에 대해 '민주당 일당 독재'라고 규정한 뒤, '문재인 정권 남은 기간 동안 사실상의 협치는 없다'라는 초강수 카드를 내밀었다.
그는 "민주당은 오늘 '의회 독재', '일당 독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려고 한다"며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청와대와 민주당에게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대통령 임기가 이제 채 2년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며 "통합당은 더 이상 거대여당의 강압적 국회운영에 굴복하지 않겠다. 상호존중이 결여된 그 어떤 협상에도 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것만이 짓밟힌 의회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라 확신한다"며 "거대 여당의 오만과 독선은 국민 여러분만이 멈출 수 있다"고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가 오후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본회의에서 단독 강행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의장에게 전 상임위원장을 다 선출해야 한다고 말했고 범위는 의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단독 강행할 것임을 밝혔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전반기 국회 상임위원회 선출을 위한 불협화음이 극에 달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