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 후보 130개 중 임상시험 23개…상용화는 언제?

모더나 백신, "아직 1단계, 부작용도 있어서 더 지켜봐야 해"
2021년 초까지 백신 1~2개 나타날 듯...대규모 생산시설이 중요
항체 지속 기간 짧더라도, 우리 몸은 '면역기억반응' 가지고 있어
승인 전임에도 대량 생산 준비 중...보건 종사자가 첫 대상 될 듯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초에는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먼저 보건 종사자 같은 필수인력이 접종받을 것이라고 가디언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개발되고 있는 백신후보는 130개 이상이며 이중에 23개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미국 백신 회사 모더나가 1상(단계) 임상시험 전원에게 항체가 발견됐다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매디슨에 논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가볍거나 심각한 부작용도 함께 나타났다.

1차는 18~55세의 '건강한 성인 45명'이 대상이었으며 그룹을 나눠 25μg(마이크로그램, 100만 분의 1그램), 100μg, 250μg씩 양을 달리해 접종했다. 250μg 접종자 가운데 21%가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으며 100μg 접종자 가운데 40%가 발열을 일으켰다. 다른 백신들 같은 경우, 5% 정도만 열이 발생한다.

지금 진행 중인 2상 임상시험에서 250μg은 양이 너무 많아 뺐으며 7월 중에 시행할 3상에선 100μg만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1상과 달리 2상(수백 명)과 3상(수천 명)은 인원수가 많고 나이대도 넓어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종 상용화까지 성공률은 9.7% 남짓.

모더나의 백신개발성공에 의문이 제기되는 사건도 발생, 우려를 낳고 있다. 모더나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팔아 수백억 원을 벌어 논란을 일으킨 것.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신 개발 상황을 가장 자세히 아는 모더나 최고경영자와 재무책임자가 1차 임상시험 발표 뒤 주가가 급등하자 스톡옵션을 팔아 수백억 원을 벌었다. 이 때문에 경영진이 백신 개발 성공에 회의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케임브리지대학 안젤라 라스무센과 존스홉킨스대학 안나 더빈 박사는 '백신 한두 개'가 2020년 말까지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공급할 수 있는 생산시설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라스무센 박사는 '부분적인 성공'도 성공이라고 말하며 “감염을 완벽하게 막지 못하더라도 심각한 증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따르면, 옥스퍼드 백신 후보를 맞은 원숭이의 폐에서 질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백신이 감염과 전염을 막지 못하더라도 심각한 증세를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라스무센 박사는 임상시험 가속화에 대해 “철저한 3상 임상시험을 할 수 없다”며 “오랜 시간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길 기다려야 하고 백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백신이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하기까지 수년에서 10년 넘게 걸리는데, 이번 코로나19 백신은 이 과정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박사는 이어 “많은 코로나19 백신이 함께 개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로 2021년 초에 나타날 백신이 장기 면역을 제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백신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라스무센 박사는 백신이 급하게 필요하다는 이유로 시도되고 있는 고의노출시험(휴먼 첼린지 시험)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사는 “고의노출시험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일단 우리가 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피실험자들이 처할 위험성에 충분한 동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사는 이어 “고의노출 시험을 안전하게 하려면, 위험성이 가장 적은 건강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삼는 게 적합하다”며 “그러나 이런 시험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 나이 든 사람, 남성, 기저 질환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감염자에서 발견된 코로나19 항체가 최대 3개월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백신을 맞아도 항체 지속기간도 마찬가지로 짧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왔다. 인플루엔자(독감)의 항체 지속기간은 1년, 사스(중증급성 호흡기 질환)는 2년 정도 유지됐다.

더빈 박사는 “우리 몸은 감염된 뒤 항체를 만들며 바이러스가 사라지면 항체도 줄어든다”며 “혈액 속에 항체가 얼마나 있느냐보다 몸이 얼마나 빨리 항체를 다시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우리 몸에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면역체계가 대응할 항체를 생성하기까지 2주 가까이 시간이 걸린다. 초기 면역 반응은 M형 항체가 담당하고 감염 위기가 지난 뒤 우리 몸은 G형 항체를 만든다. 인체는 바이러스를 방어하기 위해 최소한의 M형과 G형 항체를 일정 기간 유지한다. 2차 감염이 발생하면 G형 항체를 이용해 훨씬 더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면역기억반응)을 한다.

라스무센 박사는 “백신이 개발되자마자 바로 대량 생산될 수 있도록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며 “그러나 모든 준비가 완료됐더라도 하룻밤 사이에 백신을 대량 생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사는 “처음으로 생산한 백신을 누구에게 접종하느냐에 대해 거대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 종사자와 필수 근로자가 첫 대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사는 이어 “보급 속도는 백신마다 다를 수 있는데, 모더나의 방식은 생산이 쉽지만 매우 차갑게 유지해야 해 유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더빈 박사는 “좋은 소식으로 제약회사들이 승인 전인데도 생산을 시작했고 그 생산량도 늘리고 있다”며 “긴급 사용승인이냐 정식 사용승인이냐 따라 유통방식이 달라지며 1억 개를 생산하기까지 최소한 몇 달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