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드론 10대 도입… 감시역량 강화목적
성능문제로 리콜… 실제운용시간 '9시간'에 불과
예정처 "지난해 말 이후 위법행위 적발건수 전무해"
관세청이 감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국내드론 10대를 도입했지만 위반행위 적발건수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과 항만 등 통관현장을 꼼꼼히 감시하기 위해 구매한 국내 드론이 성능상의 문제가 발견되면서 감시업무에 활용하는데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9회계연도 결산위원회별 분석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이 지난해 말 도입한 10대의 드론 운용일수가 19일, 총 운용시간은 9시간 25분에 불과하고 드론을 이용한 위법행위 적발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
앞서 관세청은 2017년 수립한 '관세청 미래발전전략'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을 활용한 감시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드론을 이용한 공항·항만 감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2018년까지 총 6대의 드론을 도입한 관세청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총 6건의 관세법 위반행위를 적발했으며 운용성과에 따라 드론을 관세행정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관세청은 드론운용을 위한 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드론 운용의 이론 및 실기 등 총 60시간(3주)의 교육과정을 5회 위탁 실시해 28명의 직원이 드론 운용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도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부산본부세관에 도입된 드론 10대가 조종기와 기체 간 송수신 전달 오류로 전복되거나 부산항만 내의 전파간섭으로 인해 운행이 불가능하게 되는 등 성능문제로 고장이 발생하면서 리콜을 실시하게 됐다는 게 관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드론 도입에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해당 제품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선정되면서다. 이렇게 되면 정부 및 공공기관은 국내 중소기업에서 제작한 드론만 구입할 수 있는데, 경험이 부족한 업체가 계약업체로 선정됐기 때문이라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실제로 해당 업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산업용 드론을 정부 등에 납품하기 시작한 기업으로, 관세청은 계약 과정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기업과 감시업무에 요구되는 드론의 성능사양 등을 협의하고 실제 납품받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예정처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드론과 같은 국내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국산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활용하도록 할 필요성은 있지만, 정부 사업 수행에 필요한 기술수준 등을 함께 고려해 도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운용 중인 드론의 관리차원에서 보험에 가입한 뒤 기체 추락 등 사고에 대비하고 있는데, 현재 국내 보험사는 야간 운행으로 인한 인적·물적 사고에대해서는 보험 보장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관세청은 야간 감시 활동을 위해 야시경 카메라 5대를 구입했으나 드론의 추락 등 사고로 인한 인적사고, 기체 파손 및 재물 손괴 발생을 우려하며 야간 운용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두고 예정처는 관세청이 지난해 37척의 감시정 중 노후도가 심한 4척을 감축했고, 이에 따른 감시공백을 드론 등 신규 도입하는 장비로 보완하는 것을 계획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세청의 감시 역량 강화를 위한 신규 장비 활용이 저조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관세국경에서 범법 행위가 자주 발생하는 야간에 감시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경우 감시장비로서 드론 도입의 효과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세관이 보유한 감시장비 운영 및 유지보수에 필요한 경비를 지출하는 사업인 '감시장비 운영관리 예산'은 지난해 135억7400만원이 편성되어 130억8백만원이 집행되고(집행율 : 95.8%) 5억6600만원이 불용됐다. '드론 운용 관련 예산'은 5200만원이 편성되어 3700만원이 집행(71%)되고 불용액은 1500만원이었다.
국민 생명과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불법·유해 물품 반입차단에 필요한 장비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조사감시장비 현대화 사업'에는 전년도 이월액 15억8600만원을 포함한 158억5900만원이 편성됐으며 집행액은 141억3100만원(89%)이었다. 27억9000만원이 불용됐으며 차기이월액은 5억2400만원이었다. '드론도입과 관련한 예산'에는 9억1000만원이 편성됐으며 7억3000만원이 집행(80.2%)됐고 불용액은 1억8000만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