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지원금, 6월 초까지 1억5900만 명 지급
3500만 명 지원금 수령 못해
세금보고 하지 않은 경우 계좌정보 없어 지급 늦어져
저소득층은 온라인 신청을 위한 인터넷 접속 어려워
빈곤층의 절반 이상이 지원금 수령할 계좌 없어
◆…미국 경기부양 지원금(EIP : Economic Impact Payment)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2000억 달러(약 261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을 마련했다.
CARES Act에 따르면 연 소득이 7만5천 달러 이하 개인에게 1인당 1200달러를 지급하며 17세 미만 자녀 한 명당 500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연 소득이 9만9000 달러를 넘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국세청(IRS)은 지원금을 2018∼2019년 세금보고 시 등록한 은행 계좌로 이체하거나 계좌 정보가 없는 경우 수표로 지급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6월 초까지 1억5900만 명에게 2670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원 세입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6월 초까지 수백만 명의 노인층과 저소득층을 포함한 3500만 명이 지원금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정책센터의 자넷 홀츠블랫 선임 연구원과 도시보건정책센터의 마이클 카프만 연구원은 7월 16일 '5월 중하순까지 지원금을 받지 못한 사람은 누구이며, 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원금 지급이 늦어진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월 중순까지 지원금이 8100만 건 지급됐으나 연방정부가 설정한 빈곤선(FPL) 이하인 18세~64세 성인의 41.4%는 5월 중하순까지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IRS에 2019년 또는 2018년의 세금보고 기록이 있고 환급받은 계좌 정보가 있는 경우 지원금이 가장 먼저 지급됐다. 그러나 세금보고를 하지 않는 많은 저소득층들은 지원금을 지급받을 정보가 부족해 지급이 늦어지게 된 것이다.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10월 15일까지 IRS에 개설한 웹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만 올해 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저 생계보조금 수령자, 재향 군인 장애 연금 수령자, 소셜연금 수령자 등은 세금보고를 하지 않아도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저소득층은 온라인 신청을 위한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나 세금보고를 하지 않은 사람들 중 약 20%는 집에서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공공도서관 등 무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시설들이 폐쇄돼 인터넷 사용이 더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지원금의 빠른 지급을 위해 은행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금을 아직 받지 못한 빈곤층 중 54.6%가 은행계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는 지원금을 빠르게 지급하기 위해 5월 중순부터 지원금이 담긴 선불카드를 우편으로 발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편봉투에 적힌 반송주소가 재무부가 아닌
'머니 네트워크 카드홀더 서비스'(Money Network Cardholder Services)'라고 돼 있어 광고물로 착각해 우편물을 그대로 버리는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 의회는 2차 지원금 지급 등의 내용이 포함된 추가 경기부양책을 논의 중이다. 보고서는 올해 2차 지원금 지급 있을 경우 효율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기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IRS는 선불카드를 발행해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에게 신속하게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경우 앞서 재무부의 사례를 참고해 수령자가 우편물을 버리지 않도록 우편봉투에 재무부 표시를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회는 카드 수수료를 제한하여 선불카드 수령인이 지원금 전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현재 지원금 신청의 유일한 방법인 온라인 신청은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신청 자체가 불가능 할 수 있으므로 IRS는 보안 라인을 설치해 전화로도 지원금 신청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지원를 제공하는 기관과 지급 대상 가구 사이에 더 많은 창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연방정부는 환급 가능한 세액공제를 위한 국세청, 퇴직급여를 위한 사회보장국, 메디케이드 및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을 위한 주 보건 당국 등을 통해 지원금 뿐만 하니라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