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E&M 산업의 매출, 전년 대비 5.6% 감소 예상
-내년 서서히 성장세 회복 전망
-2024년엔 주문형 구독 비디오(SVOD) 시장, 박스 오피스 수익의 2배 성장 이룰 것
-급속한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글로벌 데이터 소비량 올해 33.8% 증가
-한국 E&M 산업의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3.26%, 전 세계 평균 성장률 및 한국 GDP 성장률 추정치 보다 높아
◆…한국의 업종별 향후 성장률 추세(제공 : PwC)
소비자들의 행태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이하 E&M산업)에 대한 성장세는 코로나 사태 이전의 전망보단 다소 주춤하겠지만 적어도 전 세계 평균이나 한국 GDP 성장률 보단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3일 PwC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 전망 'Global Entertainment & Media Outlook 2020–2024'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소비자 행동의 지속적인 변화를 가속화하고 확대하며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년 동안 도달하지 못했던 E&M산업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디지털화는 E&M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주요한 변화의 핵심 중 하나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물리적 이동 제한으로 더욱 강화됐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올 한 해 E&M 업계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원격화, 가상화, 스트리밍화가 진행됐으며, 더욱 개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급격히 위축된 성장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글로벌 E&M 산업의 성장세가 멈춰 섰다.
PwC는 이 같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해, 이번 보고서의 발표를 3개월 연기했다면서 이 기간 동안 수정된 매출 성장 추정치를 보면, 이 같은 결정이 옳았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PwC는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2020년 E&M 산업의 매출은 지난 21년 동안 진행된PwC의 산업 전망 연구 역사상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6 %, 미화 1천200 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위축되었던 마지막 해는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9년으로, 당시의 전년 대비 E&M 매출 감소는 3.0%에 불과했다.
■ 장기적 관점에선 E&M 산업, 건재할 것
PwC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2020년 이후에도 한동안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E&M산업의 근본적인 성창 추세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몇 년간, 미디어에 대한 경험들이 대중의 삶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글로벌 E&M산업의 성장률은 일반적으로 글로벌 총생산(GDP)성장률보다 높았다며 2020년의 침체 이후 E&M산업은 다시 뛰어난 성과를 이뤄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21년 글로벌 E&M 매출은 전년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개년 성장 전망 예측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2.8%를(Compound Annual Growth Rate, CAGR)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마찬가지로, E&M산업 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의 정도는 각 부문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라이브 음악 공연, 영화 및 이벤트 관련 산업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있었다. 광고 지출도 13.4% 감소했다. 신문 산업의 경우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문의 인쇄 수입이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E&M 산업은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관 박스 오피스 수익과 주문형 구독 비디오 (Subscription Video On Demand, SVOD)시장의 수익을 비교해 보면, 2015 년까지는 박스 오피스 수익이 주문형 구독 비디오의 3배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주문형 구독 비디오의 수익이 박스 오피스 수익을 추월할 것이며, 5년간 급증함에 따라 2024 년에는 박스 오피스 수익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PwC는 밝혔다.
또 다른 사례는 초고속 인터넷망과 스마트 폰에서 소비되는 데이터양의 변화다. PwC는 2019년에는 스마트폰의 데이터 소비량이 초고속 인터넷망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이었으나, 스마트폰이 전 세계 소비자의 주요 인터넷 접속 수단이 되면서, 초고속 인터넷망의 데이터양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 승자와 패자의 등장
코로나19대유행으로 E&M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2020년 전 세계 OTT (Over-the-Top, OTT) 서비스의 수익은 26.0% 증가했으며, 향후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PwC는 2019년 462억달러였던 OTT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2024년에는 868억 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월트 디즈니사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의 출시 시기는 절묘했다. 2024년까지 6~9천만 명 사이의 유료 가입자를 예상했던 디즈니 플러스는 2020년 8월 초 이미 6천만 명의 가입자 수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글로벌 데이터 소비량이 코로나19로 인한 또 다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데이터 소비량은 2020년 무려 33.8% 증가했으며, 절대 규모로 2019년의 1조9천억 메가 바이트(MB)에서 2024 년에는 4조9천억 메가 바이트(MB)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타격을 받는 부문도 있다. PwC는 많은 영화관이 문을 닫고, 주요 영화 개봉이 지연됨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영화부문 수익은 전년대비 66% 폭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 같은 감소세의 회복에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신문과 잡지산업의 지속적인 수익 감소가 급격히 가속화되어, 올해 전체 수익이 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PwC는 전했다.
특히 잡지 시장의 타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PwC는 다만, 디지털 광고시장의 성장이 한줄기 희망인데 2023년이 되면 디지털 부문의 수익이 인쇄 광고 수익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E&M 산업 부문 역시 지난해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 광고 수익은 2020년에 13.4% 감소(미화 5595억 달러)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2년까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 광범위한 산업 재편 잇따라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일부 '전통적인' 미디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디지털화에도 불구하고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도서 판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보고가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도서 판매 수익은 지난해에서 2024년 사이 연평균 1.4 % 증가해 2024년에는 시장규모가 64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에 기술진보가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스피커의 사용 증가로 오디오 북의 활용도가 높아졌으며, 소비자가 이동 중에도 오디오 북을 들을 수 있는 등 기술이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도 성장을 기록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라이브 이벤트 산업은 가속화되는 디지털 세계의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오래된 산업부문이다. 콘서트홀, 전시 센터 및 경기장이 올 한 해 대부분 문을 닫으면서 일부 라이브 이벤트는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해 청중을 찾았다.
런던의 무선 페스티벌은 올해 중순 기술 업체 MelodyVR과 손잡고 카디비, 트래비스 스콧 및 미고스와 같은 아티스트의 녹화된 가상 현실 공연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 34개 국가 13만명 이상의 청중이 가상으로 참석했다.
■ 마이너스 성장, 서서히 회복하게 될 것
PwC는는 올해는 E&M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에 있어 도전적이고 파괴적인 해였지만, 다양하고 확장된 미디어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와 가속화된 디지털화로 인한 영향이 심각하게 반영된 올해 E&M산업의 매출 전망은 암울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로부터 일상으로의 복귀가 서서히 진행됨에 따라, 산업 내의 승자와 패자도 확연히 구분될 것으로 보인다.
PwC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 부문 리더 베르너 볼하우스(Werner Ballhaus) "코로나19는 소비자의 디지털 소비 전환을 가속화했으며,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에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를 모두 아우른 파괴적인 변화가 촉발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E&M 산업의 근본적인 강점과 소비자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E&M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전 과제가 있겠지만, 급속히 이뤄지는 디지털화로 인해 많은 혜택을 받을 것이며, 여러 기회를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일회계법인의 미디어 산업 리더인 한종엽 파트너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망하고 있는 한국 E&M산업의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전년도에 예상했던 5.08%보다 감소한 3.26%"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성장률 수치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평균 성장률 및 한국의 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보다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E&M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트렌드와 아주 유사하며, 디지털 소비의 가속화에 따른 OTT서비스와 게임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 E&M산업에 속한 기업에게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가 된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며, 어느 때보다 그 재편의 속도는 빠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