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추가협상 문 닫혔지만 빗장 안 걸려...여야 협치 나서겠다"
"野, 2명의 공수처장 추천위원도 비토권 있어...안전장치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6일 최근 야당에서 요구하고 있는 국회 원구성 재협상에 대해 여야 중 어느 한쪽이라도 의지를 갖고 타진하면 적극 중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장은 1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월 국회 원구성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차지한 데 대해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에게 면목 없는 송구스러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1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모두 차지한 데 대해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에게 면목 없는 송구스러운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21대 국회 개원때 박 의장 모습 (사진=KBS2TV 캡처)
그러면서 "당시 상황은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많은 분들이 직장을 잃을 상황이었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긴박한 상태였다"고 부득이한 결정이었음을 설명했다.
박 의장은 이어 "추가 협상은 문이 닫혔지만 빗장이 걸리지 않았다"며 "안에서 당기든 밖에서 밀든 어느 한쪽에서 의지를 갖고 타진한다면 적극 중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장으로서 18개 상임위원장을 집권여당이 독식한 데 대한 부담을 지금이라도 떨쳐버릴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아울러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처럼 알에서 깨어 나오려면 안에서도 쪼고 밖에서도 밀어야 나올 수 있다"며 "열리지 않은 빗장을 누가 진정성 갖고 열 것인지, 의장도 여야 협치를 위해서라면 적극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미 법이 실행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 야당에 2명의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는 "야당이 두 명의 위원을 추천하게 되면 실질적인 비토권을 갖게 된다"면서 "의원 7명 중 2명만 반대하면 공수처장 임명이 안 된다. 위원을 추천해도 안정장치가 있는 만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해달라"고 거듭 국민의힘에 촉구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공수처와 특별감찰관 일괄 타결을 제안한 데 대해 "진정으로 두 개를 다 하고 싶다면, 대통령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김 원내대표의 '동시 진행' 제안에 대해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은 추천하면 끝이지만 특별감찰관은 여당이 자기사람만 고집하는 등 협조하지 않으면 절차 시작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김 원내대표의 '동시 진행' 제안에 대해 '모종의 함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주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의장의 협치 제안에 호응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선임·제출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