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예측 분석 결과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이 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소연평도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수사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양경찰청은 서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 해역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수 공무원에 대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29일 밝혔다.
해경은 29일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1일 실종됐다 피살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씨 사건에 대해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첩보 자료와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해경은 지난 24일 언론 브리핑 이후 실종 경위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단순 실족 사고, 극단적 선택 기도, 월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면서 어제 해경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한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해경 측은 "첫째,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사실, 둘째,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본인의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사실, 셋째,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수사팀은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단순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기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업지도선 실황 조사와 주변 조사에 대한 수사 진행 사항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어업지도선 현장 조사와 동료 진술 등을 통해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는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며 국과수에서 유전자 감식 중이라고 해경은 밝혔다.
또 선내 CCTV는 고장으로 실종 전날인 9월 20일 오전 8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한 결과 실종자와 관련된 중요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해경측은 실종자의 북측 해역 이동과 관련한 표류 예측 분석 결과에 대해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실종 당시 조석, 조류 등을 고려해 볼 때 단순 표류일 경우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표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와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해경측의 판단이다.
해경 수사팀은 "실종자가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북측에서 실종자의 인적 사항을 소상히 알고 있었으며 북측에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실종자가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표규 예측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측은 지금까지 확인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그리고 필요 시 국방부의 추가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