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보편 동시지원' 강행에 당정갈등 심화...靑도 진화부심
그간 당정 갈등엔 文대통령, 홍남기에 힘 실어...이번에도 힘 싣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제안드린다"며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자신의 '선별·보편 동시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당정협의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하길 바란다"며 당에 관철할 것을 주문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자고 정부에 거듭 제안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선별·보편 지급' 사유와 관련해선 "소상공인 경기체감 지수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서민의 삶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 실감한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직접 지원과 함께 코로나 상황을 보면서 경기 진작 필요성이 있다는 걸 쉽게 느끼게 된다"고 동시지원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우리는 4차례 추경 편성을 실행했다. 지금도 3차 재난지원금이 집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을 누구나 쉽게 확인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길어지면서 서민 삶이 더 무겁게 짓눌리고 있고, 적지 않은 분들은 이미 한계 상황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 고통 앞에 정부여당이 더 겸허해지기 바란다"며 "재정의 역할을 더 확대할 때가 됐다. 재정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의 삶을 지탱해드리는 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곳간지기'를 자청한 홍 부총리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홍 부총리의 반대 입장을 질타하면서 당에 정면 돌파를 주문한 것은 4차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동시지원'이 무산될 경우 대권을 향한 자신의 리더십은 물론 4.7 보궐선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홍 부총리는 이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2월 임시국회에서의 추경 편성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이 대표가 주창한 '선별·보편 동시지원'에 대해서도 불가하다는 '화수분론'을 펼쳐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를 당혹스럽게 했다.
한편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의 주장과 홍남기 부총리의 주장은 그동안 꼭 당사자 간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이견들이 늘 있어왔다"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우리 정부에서는 각종 다른 의견들이 제시되고 이런 것들은 이미 무수하게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의견들을 좁혀나가지 않고 또 해결하지 않고 그냥 계속 끝까지 간다 그러면 그거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혀 당정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함을 강조했다.
민주당과 홍 부총리는 그간 4차 추경 편성, 주식양도세 과세 기준 등을 놓고 수차례 갈등을 빚어왔고, 이때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홍 부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이번 4차 재난지원금 지원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도 청와대 수보회의나 국무회의를 통해 '재정 허락'이라는 조건 하에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이 대표와 홍 부총리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이 대표의 '선별·보편 동시지원'에 공감대를 보이면서 홍 부총리를 향해 당의 입장을 수용할 것을 주문한다면 이후 경제팀 물갈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