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공무원 적극행정에 심각한 부담 줘...우려스럽다"
최재형 감사원장 "대통령 공약 정책수행은 제대로 해야 돼"
정총리 "국가정책 시행에 법 잣대 들이대면 공무원 소신껏 일 못해"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국회 운영위에서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 "경제성 평가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지만 정부 정책 전반적인 것으로 가지 않느냐 하는 부분에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 모습 ［사진=국회방송］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24일 감사원의 월성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 "경제성 평가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지만 정부 정책 전반적인 것으로 가지 않느냐 하는 부분에서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의 감사가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해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키는 단초가 됐다'고 지적하자 "감사원이 정부정책은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재판 중인 사항이라 조심스러운 사안"이라면서도 "공무원들의 적극행정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해 청와대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임을 드러냈다.
그는 감사원의 결정이 무소불위의 결정이 된다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깊은 전문성이 없어 답변 드리기 그렇지만 내부 의견은 모아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감사원의 감사는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고 행정법원의 결정에 따라서 법적 효력을 가짐을 이미 법원 판결에 나와 있음을 강조하며 감사원의 월성원전 감사가 도를 넘어선 감사라고 거듭 지적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정책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법의 잣대를 들이댈 경우 공무원이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다'고 비판하자 "공무원의 행위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의 행정행위는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투명하게 해야 된다"며 "공무원의 행위에 법의 잣대를 대서는 안 된다는 표현이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그 정도로 넘어가겠다"고 더 이상의 반박은 삼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공약하신 사항의 정책수행은 제대로 해야 되는 게 맞다"며 "그러나 공약을 이행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 정당화된다는 주장은 아니시죠"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나아가 "저희가 감사한 내용은 정책 수행의 목적 설정 자체를 본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수행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켰느냐를 본 것"이라고 감사원의 월성원전 감사가 정당함을 거듭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9일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법원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감사원은 감사원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정부는 정부의 일을 해야 한다"며 감사원과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어 "국가 정책을 시행하는 일은 공직자의 고유 업무"라며 "국가 정책의 방향성에 옳고 그름을 따지고, 법의 잣대를 들이대면 공직자는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놓고 집권여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감사원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향후 원전 관련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