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국세청) 출신이 아닌 A씨가 힘든 세무사시험에 도전해 세무대리인으로써 인생의 첫발을 내딛었지만, 내수침체에 따른 기장업체의 부도와 수임료 하락, 미수금 증가, 사무실 인건비 상승 등 3중고를 겪으면서 개업초기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A 세무사는 아침 8시, 직원들 보다 빨리 출근해 사무실 문을 열고 책상 앞에 앉아 오늘 방문할 업체와 전화상으로 관리할 업체를 점검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C건설업체가 세무기장을 다른 세무사무소로 옮긴다는데 무엇을 잘못한 것 일까?"
"기장을 맡고 있는 D업체가 세무서로부터 정기조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대비를 해야 하나"
실무경험이 부족한 A씨로서는 이 모든게 낮설고 맞닥뜨리는 상황 자체가 두렵기만 할 뿐이다.
A씨는 개업 1년을 조금 넘기면서 발로 뛰고 주위 동료나 지인들로부터 소개 받은 기장업체 등 50여곳을 수임·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매월 입금되는 수임료는 과당경쟁이 기장료 하락으로 이어져 업체당 8만원 수준, 이것도 수임업체 50곳 모두 결제가 이뤄졌을 경우 월 400만원의 고정수입이 보장되지만, 80% 수준인 40곳만 결제가 이뤄질 뿐 나머지 업체는 고질적인 미납업체로 남아있다.
A씨는 개업초기 신용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무실 보증금 3500만원에 대한 월이자 25만원, 월임대료 40만원, 직원급여(2인기준) 250만원, 사무실 운영비 150만원 등 최소 고정지출만으로도 매월 470여만원이 들어간다.
결국 A씨 수중으로 들어오는 돈은 1원짜리 한 푼 없고, 도리어 운영자금 몫으로 개설해 놓은 마이너스통장의 대출잔고만 늘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A씨는 "최소 기장업체 60곳 이상을 확보하고 있어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며 "올 1년을 사무실 정상궤도 진입의 해로 삼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업체 확보에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A씨의 경영전략은 한 번 수임한 업체는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각종 세금 신고전 업체 애로사항 청취, 인터넷(홈페이지)을 활용한 부가서비스 제공 등 세무대리인이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소홀하기 쉬운 부분부터 접근해 서비스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인맥에 의존하기 보다 찾아가는 서비스가 최고란 생각에 오늘도 A씨는 출장가방을 챙겨 전남 완도 바닷가에 위치한 기장 업체를 방문하기 위해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