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

검색

‘플랫폼 갑질 방지법’ 제정 급물살에 떠는 빅테크

조세일보 | 조영진 기자 2021.09.23 08:00

글자 크기조절

글자 크기가 적당하신가요?

여야 관련법 제정 필요성에 공감 8개 법안 제출
여, 계약서에 수수료·광고비·검색원칙 명시 의무화 
야, 계약의 자율성 감안...세부사항 명시 의무 반대

조세일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이슈가 부각되며 국회 차원의 ‘플랫폼 갑질 방지법’ 제정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야 의원과 공정위가 내놓은 정부안까지 모두 8개의 관련 법률 제정안이 제출될 정도로 관심이 높아 이번 정기국회부터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7월 ‘온라인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해 12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월에 김병욱 의원, 민형배 의원, 공정위 등이 유사한 법안을 차례로 발의했다.

여야 모두 관련 법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이어서 다른 법안보다 조속히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국회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가 국회에서 플랫폼 갑질과 관련한 목소리가 나오자마자 즉각 상생안을 발표하고 나서는 등 반응하고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플랫폼 기업과 이용사업자 사이의 계약서에 수수료와 광고비 부과기준, 검색 순위를 결정하는 기본원칙 등 세세한 내용까지 담아 ‘갑질’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빅테크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서 발의한 법안은 계약서 내용에 표시할 내용을 적시하지 않고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하며 공정위의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장하는 수준으로 입장 차이가 커 입법 과정에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이 대표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플랫폼과 이용사업자 간의 계약서에 수수료, 광고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명시하도록 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로 하여금 수수료의 부과기준 및 절차, 광고비의 주요 산정기준, 검색·배열순위를 결정하는 기본원칙, 수수료 또는 광고비가 검색·배열순위에 미치는 영향 등 10가지 사항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대표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 이용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계약서 작성 의무화만 명시했을 뿐 계약서 내에 기재해야 하는 세부 사항은 따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개서비스 이용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표준계약서를 마련해 그 사용을 권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계약서 내에 포함해야 하는 내용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게 맡기고 그 내용의 실제 이행 여부도 의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의한 정부안은 여당이 제출한 법률안에 비해 다소 완화된 규제수준을 보이고 있다. 계약서 내에 몇몇 사항들을 의무 기재해야 하는 것은 여당의 입장과 동일하나 그 사항의 내용들이 다소 포괄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중개서비스업자는 중개서비스의 내용·기간 및 대가에 관한 사항, 거래되는 재화의 반품·교환 및 변경에 관한 사항, 거래되는 재화가 온라인 플랫폼에 노출되는 순서·기준 등 7가지를 중개거래계약서에 포함해 이용사업자에게 교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에게 검색엔진 남용의 명목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던 만큼 이번 법률안을 통해 검색에 따른 제품의 노출 방식, 기준 공개 등을 명확히 규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들은 여당의 법안과 정부가 제출한 법안 사이에서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관련 법안의 제정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플랫폼 업계는 여당 발의안이 최종 채택될 시 자사 수익모델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수료, 광고비의 산정기준 공개 조항을 차치하더라도 검색 알고리즘의 경우 플랫폼 자체의 원천기술과 근본적 수익원을 내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공정위는 네이버가 검색 노출과 관련해 모든 쇼핑몰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2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며 “이 결정은 플랫폼으로서의 근본적인 수익모델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네이버는 현재 법원에서 법적인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또 “카카오플랫폼에 기반한 모빌리티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모델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와 규제, 이로 인한 향후 실적 및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카카오톡, 카카오 T 플랫폼이 하는 수수료 책정, 카카오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의 차별대우 등의 모든 행위는 시장지배적 지위의 부당한 남용 여부의 심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4년 네이버부동산 사례처럼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는 가맹택시 또는 직영택시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어떤 발의안이 채택되던 법과 제도에 맞춰 성실히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몸을 낮췄다. 
Copyrightⓒ 2001~2021 Joseilbo.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