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아쉬운 1차 시험...임혜숙 "독자적인 발사체" 평가

국내 300개 기업이 '누리호' 엔진 기술 개발 참여한 '민관합동' 연구

"우주기업 스페이스X 국내 세워질 수도"

"10년 동안 100개 이상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

내년 5월 19일 2차 발사 예정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1차 발사에서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최종 목표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우리 자신의 독자적인 발사체를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누리호(KSLV-II)는 지난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실용 위성 대신 1.5t짜리 더미 위성을 싣고 발사됐다. 누리호는 1.5t급 실용급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보내기 위해 제작된 발사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누리호가 가진 의미'와 관련해 "앞으로 통신위성 등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발사체가 없다면 우리는 해외 기술을 빌려 위성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우리 자신의 독자적인 발사체를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임 장관은 '우주에 몇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고 그 위성을 가지고 국내 통신을 보완하고 6G나 자율주행차 등에 유용하게 쓰이겠나'라는 진행자의 질의에, "앞으로 우리나라도 10년 동안 100개 이상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임 장관은 이어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인 KPS도 개발하려고 이미 예산을 받았고 내년부터 시작된다"라며 "KPS를 위해 8개의 위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5G의 다음 세대인 통신인 6G를 위해 14개 위성이 쏘아 올려져야 한다. 이를 위해 독자적인 발사체는 꼭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어제 우주로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목표 고도인 700km에는 도달했지만 최종 목표인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을 안착하는 데 실패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임 장관은 "누리호의 전 비행 과정은 정상적으로 수행됐다"면서 "다만 위성 모사체가 고도 700km 목표에는 도달했는데 3단 엔진이 조기 연소 종료됐고 초당 7.5km의 속도에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 장관은 이어 "어느 나라든지 첫 발사 성공률은 30% 이하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누리호 발사는 아주 도전적인 목표"라고 언급한 뒤 "누리호는 국내서 독자 개발한 발사체로 첫 비행 실험을 우리 연구진에 의해 독자적으로 수행했다. 발사체가 이륙해 각 단이 분리되고 페어링과 위성 모사체가 분리되는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 해냈고 핵심 기술을 확보한 귀중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임 장관은 또한 누리호가 가진 핵심 기술인 엔진 기술을 국내 300개 기업들이 참여해 독자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누리호는 3단 엔진을 가지고 있고 1단 엔진은 4개의 75톤급, 2단 엔진 75톤, 3단 엔진 7톤으로 구성됐다"라며 "어려운 기술은 추진체를 채우는 탱크다. 탱크가 높이만 10m에 달하는 정도로 굉장히 큰데, 그 탱크의 표면 두께가 2mm 내지 3mm에 불과할 정도로 아주 견고한 탱크를 독자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임 장관은 그러면서 "국내 300개 기업들이 모두 참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보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국내에 세워질 가능성'에 임 장관은 "그렇다. 미국 스페이스X의 경우1950년대부터 NASA가 개발했던 기술들을 이전을 받아서 그렇게 우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많은 기술들을 민간 기업에 이전해 우리도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기업을 세계적인 우주 기업으로 키우고 우주 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장관에 따르면 국내 발사체 연구는 2013년 나로호를 발사한 기반에, 경험이 축적되면서 2010년부터 올해까지 12년째 우리 연구진과 산업체 연구진들이 참여해 진행되고 있다. 총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궤도에 들어가지 못한 원인을 보완하는 방법'에 대해서 임 장관은 "발사조사위원회를 곧 구성할 예정"이라며 "발사조사위원회가 누리호로부터 많은 데이터가 내려오고 있는데, 그 데이터들을 분석해 3단 엔진이 조기 연소된 이유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해서 내년 5월 2차 발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리호 2차 발사는 내년 5월 19일로 잠정 결정돼 있다. 1차 발사에는 1.5ｔ 더미 위성이 탑재됐지만, 2차 발사에는 0.2ｔ 성능 검증 위성과 1.3ｔ 더미 위성이 탑재될 예정이다. '달 착륙이나 유인 위성 등 계획'과 관련, 임 장관은 "KPLO라고 불리는 달 궤도선이 내년 8월 올려져 달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을 관측하는 그런 역할을 할 계획"이라며 "달 궤도선 발사가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은 NASA랑 지금 협력해서 진행 중"이라며 "달 궤도선을 운용해 신우주 탐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임 장관은 그러면서 "2030년까지는 달 착륙선을 자력으로 발사한다는 목표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2030년 이후 소행성 탐사선 발사도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