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내년 美 증시 올해와 같은 상승은 없을 것”...연준 긴축정책, 금리인상 탓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년 미국 증시에 대해 올해와 같은 상승세는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26일(현지시간) ‘산타랠리’기간인 연말에도 여전히 증시의 호황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2022년에는 예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을 가속화하는 긴축정책과 금리 인상이라는 칼을 뽑아들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당초 내년 6월로 예정됐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종료시점을 3월로 앞당기고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통상 금리가 낮을 때 투자자는 수익 창출을 위해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초 최저 수준의 이자율은 주식의 가치를 높여 몇 달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의 미래 수익 가치는 떨어져 투자자들은 주식 외의 다른 투자처로 눈을 돌리게 된다. 거기에 긴축 통화 정책은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게 만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20년에 16%, 올해 현재까지 26%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세는 기업의 수익과 완화된 통화정책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전략가들은 2022년 S&P 500의 전망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WSJ이 13개 은행 및 금융기관의 자료를 취합한 결과 S&P 500지수의 내년 말까지 목표 평균을 종가보다 약 4.5% 높은 4940으로 책정했다. 올해의 26%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S&P 500 지수는 처음 도입된 1957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8.4%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특히 2019년 29% 상승하는 등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호황을 누려왔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S&P 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1배로, 지난 5년 평균치의 19배 정도에 달했다.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S&P 500과 같은 주가지수의 경우 특히 중요하다. 높은 배수에서 거래되는 대형 기술 주식에 의해 주도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 그리고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올해 벤치마크(BM) 수익률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주에 향후 12개월 동안 예상되는 수익의 약 123배에, 엔비디아는 58배에 거래된 바 있다.

미국 대기업의 이익은 내년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급증하는 속도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S&P 500 기업의 수익이 2022년에 9.2%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2021년의 예상 이익 성장률 45%보다 낮다.

한편 WSJ는 이러한 증시 전망을 쉽게 예측하는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많은 분석가들이 올해의 증시 호황을 예견하지 못하고 1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을 강타한 후 주식이 2020 내내 급락하고 2021년까지 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