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국민 알권리위해 조건 없는 토론" VS 윤, "대장동 특검하면 토론 가능"
고민정 "토론회 거부 국민의 권리 빼앗는 것"
허은아 "정책 토론 조건, 특검 받아야 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 연합뉴스 제공>
토론회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이 문제가 대선 정국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25일 공개된 유튜브 '삼프로TV'에서 '이재명 후보와 경제 정책에 대한 토론의 기회를 주시면 대선 전 분위기가 정책에 집중될 것 같다'는 진행자의 말에 "토론을 하면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게 되고 자기 생각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결국, 싸움 밖에 안 나온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28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이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 비전을 놓고 토론할 입장인가"라며 "상대의 자격이 안 되는 만큼 토론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가 물타기 하려는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라며 토론회에 나설 의향이 없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또한 29일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는 이재명 후보의 탈원전 정책 등과 관련한 입장 변화를 지적하면서 "이런 사람과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토론을 해야 하는가. 어이없고, 정말 같잖다"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국민의힘 선대위 제공)
이어 "특수부 검사 특징 중 하나가 있는 죄도 만들고 없는 죄도 만들고, 죄도 덮어줄 수 있다고 믿는 무소불위 특권의식 같은 게 있다. 아무 근거도 없이 그렇게 표현하는 걸 보면 특수부 검사의 묘한 특성이 나온 게 아닌가. 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요체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국민에게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토론 거부는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피하는 것"이라며 윤 후보를 향해 토론 참여를 압박했다.
허은하, "표현 과한 것은 인정, 그렇지만 이해 못할 바 아냐"
토론 거부 논란에 대해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나와 "(윤 후보의) 표현이 과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그렇지만 이해 못할 건 아니"라고 방어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얘기했듯이 상대 대선후보가 아무리 문제가 많더라도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경쟁자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표현이 과했다"며 앞으로 좀더 정제된 언어로 상대 후보와의 차이를 강조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강조했다.
이어 "(윤 후보가) 여러 가지 입수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재명 후보의 어떤 범죄적 사실들을 확신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 역시 "소위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명백한 검찰 쿠데타 시도라면서 윤 후보를 쿠데타 수장으로 몰아세운 것을 생각하면 아주 잘못된 얘기만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반박했다.
고민정, "해서는 안 될 발언, 선 넘어"
반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윤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중범죄가 확정적"이라고 한 발언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무엇이 범죄적 사실이란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윤 후보가 수사를 거치지 않고 본인의 감으로 이 사람은 범죄자야 라고 늘상 해오셨다는 말밖에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판사 사찰 문건이나, 지난 총선에서의 선거개입 문제(소위 고발사주 의혹)나 이런 것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가 윤석열 후보에게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말하진 않는다"며 "(윤 후보가) 어느 누구도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하신 건 맞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토론회 3회 → 7회 선거법 개정안, 경기 중 규칙 바꾸는 치사한 행태"
한편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에게 토론을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토론을 제안 것에 대해 허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도 정책토론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허 대변인은 "지난 당내 경선에서 16번 토론에 모두 임했고,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며 "무조건 토론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아니라 비전과 정책 토론이 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후에 제대로 된 토론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법정 필수 토론회를 3회에서 7회로 늘리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이한 것에 대해서는 경기 중에 규칙을 바꾸는 치사한 행태라고 공격했다.
고민정 "오죽하면 그러겠느냐, 제발 토론회에 나오라"
이에 대해 고민정 의원은 "오죽하면 저희가 그러겠습니까"라며 "국민의힘 모든 의원님들이든 위원장이든 모두들 나와서 가능하다고 말씀하지만, 단 한 번도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며 "심지어 '이재명 후보와 토론할 수 없다'라고 공식적으로 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토론의 전제 조건으로 대장동 특검 등이 받아들여져서 팩트를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때 토론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고민정 의원은 "최근 (유튜브 방송) 삼프로TV를 보니까 조회 수가 윤석열 후보 편을 본 사람들이 217만, 이재명 후보 편을 본 사람들이 366만"이라며 "댓글을 보면 누가 더 능력이 있고, 거짓말 아닌 실전에 강한 사람인지 국민들이 판단한다"고 맞받았다.
고 의원은 "왜 그것을 국민의힘에 있는 분들이 판단하고, 재단하느냐"며 "누가 능력이 있고, 거짓말쟁이인지 국민들이 판단하고, 토론회장에, 판단의 장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한편 김재섭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은 30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 나와 "어차피 토론장에 가면 대장동 의혹에 대해 굉장히 얘기를 많이 할텐데, 적어도 특검에게 맡겨서 수사 상황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정책토론에 조금 더 집중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같은 프로그램에 패널로 나온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대장동하고 토론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윤석열 후보가 굉장히 무서우신 것 같다. 이재명 후보와 토론으로 비교를 하는 것이 본인의 밑천이 드러날까 봐 무서운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국민들은 후보자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이렇게 토론 거부하듯이 앞으로 소통에는 관심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왜 국민의힘은 그 많은 후보 중에서 토론도 할 수 없는 후보를 본 후보로 만들어 놓고 이렇게 고생을 하시나 싶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의 토론 거부가 논란이 되자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30일 "주제가 확실히 잡히면 토론을 할 수 있다"며 "이 후보가 말을 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을진 모르지만 기본적인 토론 주제가 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 후보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다. 이 후보 본인도 확실한 입장을 안 정해서 토론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주제를 확실히 잡고 토론할 가치가 있다면 할 수 있다.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윤 후보와는 결이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 역시 "윤 후보가 범죄자와 어떻게 토론할 수 있느냐고 했는데, 그건 우리 인식"이라고 지적하면서, "범죄자든 뭐든 상대당 당원과 상당수 국민이 대통령 후보로 인정하고 우리 후보에 못지않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 윤 후보는 그 발언만으로 이 후보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셈이다. 그런 태도 하나하나가 중도층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