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자기 비전으로 국민 평가 받아야"... 단일화 일축

최근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한 자신의 분명한 입장 밝혀

尹과의 만남 발언에 대해선 "정치인이 만나자면 누구라도 만난다는 원론적 얘기"

6일 KBS 대담에서 단일화 여부 질문에도 "제가 당선돼 정권교체 하겠다" 밝혀

KBS 여론조사, 단일화 '필요' 42.5% vs '불필요' 47.8... 단일화땐 尹 57.4% 우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7일 최근 야권 후보단일화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지금은 자신의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때"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천안 국립 망향의동산을 방문해 고(故) 김복동·김학순 할머니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겸허하고 묵묵하게 제가 갈 길을 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보자면 만날 수 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이 단일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정치인들이 만나자는 요청이 오면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는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는 앞서 지난 6일 저녁 KBS 뉴스 ‘대한민국의 내일을 묻다’ 안철수 편에 출연해 야권 단일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저는 이번에 제가 당선되고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 나왔다"며 "그리고 지금 시대가 제가 능력을 발휘해야 만이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그런 시대라고 생각한다"고 대선 완주의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윤석열 후보가 만나자면 안 만나날 거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정치인들끼리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지만 거기서 협의를 하느냐, 안 하느냐 그건 또 다른 문제 아니겠나"라며 "같이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또한 그간 단일화에서 안 후보가 양보하는 쪽이었다는 물음엔 안 후보는 "제가 정권 교체하는 게 우선"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사실 여러 후보들 중에서 정말 회사를 만들고, 돈을 벌고, 직원에게 월급 준 사람 저밖에 없다. 다른 후보들은 국고를, 세금을 쓰기만 하지 국고를 채운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또 지금은 과학기술만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데 그건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국가가 대선비용을 보전해주는 15%를 넘긴 것과 관련해선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환경이 매우 급박하다고 언급한 뒤, "지금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한 제 생각을 국민들께 정확히 알려드리고 그것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라를 구하자는 생각밖에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 미중 간의 신냉전 틈바구니 속에서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 즉 앞으로 어떻게 일자리를 만들고 먹고 살 수 있을 것인지가 이번 대선의 중심 화두가 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대선 경쟁이 이런 주제로 각 후보들이 가진 생각을 비교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 의미 있는 대선이 되길 바란다"고 정책 토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후보는 전날 KBS 대담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에 대해 "지금까지 기득권 정당에 몸담지 않았다. 기득권 세력에서는 개혁이 되지를 않는다"면서 "그래서 어떤 특정한 이념에 사로잡히기보다는 오히려 지금 현시점에서 어떤 해법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그 문제 해결과 사회를, 세상을 바꾸는 일, 그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실용 정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尹-安 단일화, '필요'42.6%-'불필요'47.8%... 단일화땐 尹 우위

한편 KBS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 필요성에 대한 조사에서 찬반이 갈렸고, 야권 단일후보로는 윤 후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조사됐다고 지난 6일 밝혔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3~4일 이틀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윤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은 42.6%,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47.8%였다.

후보단일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비해 5.2%p 오차범위 내에서 더 높았다.

여권지지층에서는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다수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6.5%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21.0%에 그쳤다.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74.2%였다.

윤석열 후보 지지층의 경우 86.2%가 야권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안철수 후보 지지층에서는 '필요하다' 55.3%, '필요하지 않다' 37.8%였다.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층의 69.7%가 후보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윤 후보와 안 후보 중 어느 후보로 단일화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더니 윤 후보 57.4%, 안 후보 36.4%로 단일후보로서 윤 후보 지지도가 안 후보에 11.0%p 격차로 많았다.

대선후보 지지층별로 보면 이재명 후보 지지층(23.8% 대 71.8%)에서는 안 후보를, 윤석열 후보 지지층(85.0% 대 12.1%)은 윤 후보, 안철수 후보 지지층(18.1% 대 78.5%)은 안 후보를 선택했다.

차기대선 의미에 대해 ‘정권연장론’에 동의하는 층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윤 후보(28.4%)보다 안 후보(64.6%)를 꼽았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층에서는 윤 후보(63.4%)가 안 후보(31.1%)에 비해 높았다.

결과적으로 여권 지지기반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로 안 후보를 선호하고 야권 기반에서는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4일 이틀 동안 통신사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100%) 전화면접조사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9.0%이며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