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ISU와 협의해야 할 법적인 문제로 피겨 단체전 금메달 시상식 연기한다”
◆ 러시아 피겨 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사진 RT Sports News>
스포츠 전문 매체인 ‘인사이드더게임즈’는 9일(현지시간) 피겨 스케이팅 단체 경기 후 진행된 도핑 테스트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금지 약물을 복용해 시상식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메달 시상식은 8일 오후 9시 열릴 예정이었다.
이어 발리예바가 작년 12월 올림픽 전에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도 양성 반응을 보였을 수 있다며 발리예바에 대한 법적 조사는 10일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리예바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첫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선수로, 쇼트 경기에 이어 프리 경기에서도 여자 싱글 부문 1위를 차지했고, 단체전 경기에선 미국과 일본을 물리치고 러시아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특히 7일 있었던 경기에서는 여성 선수 최초로 4회전 쿼드러플 점프를 두 차례 성공시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마크 애덤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대변인은 시상식 연기와 관련해 “국제빙상연맹(ISU)과 협의해야 할 법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일축하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러한 논란에도 국제빙상연맹(ISU)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건 발리예바가 2006년 4월생, 아직 만 15세이기 때문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약에 따르면 만 16세 미만의 선수는 신원 노출의 의무가 없고 처벌 수위도 낮다.
인사이드더게임즈에 따르면 이 약물은 협심증 치료제인 ‘트리메타지딘’이라고 전했다. 트리메타지딘(TMZ)은 심장으로 들어가는 혈류를 증가시키고 혈압이 급변하는 것을 막는다. 이 약물은 현재 미국에서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고, 2014년부터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금지약물로 공식 지정됐다.
노스웨스턴 의과 대학의 심장 전문의이자 조교수인 사디나 칸 박사는 이론적으로 트리메타지딘은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했을 시 정상 수준 이상으로 혈류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혈액의 흐름을 향상시키면 더 오래, 더 효율적으로 운동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러시아는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된 올림픽 도핑테스트에서 당시 정부가 주도한 약물 문제로 정식 국가명칭을 쓰지 못하고 선수들이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만약 이번 발리예바의 의혹이 사실로 확정된다면 WADA와 IOC의 러시아 제재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