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권 교수 "'반중 정서'의 형성 원천은... '21세기 홍위병' 애국주의"

"중국의 애국주의 21세기 홍위병... '분노청년'이라고 불리는 집단"

"中, 최근 5년 사이 적대감이 가장 큰 폭 늘어난·우월감이 가장 큰 폭 줄어든 국가"

"2011년에 한국에서 '동이족 한자 창제설' 나와... 중국에 대서특필되며 난리 나"

젊은이들에게 '중국 왜 싫으냐' 물었더니 가장 많은 대답 '중국인 교양 없어서'

"中, 공산당이 결정만 하면 뭐든지 다 바꾸는 체제... 실리 추구 어려운 국가"

尹 겨냥하며 "외국인 의료보험 얘기할 때는 사실에 기반했으면..."

김만권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10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진행자가 '최근 젊은 사람들 중에 중국 조선족에 대한 반중 정서가 혐오까지 가는 사람도 있다'고 언급하자 "반중 정서가 형성되는 곳이 주로 인터넷(이다). 특정한 인터넷 사이트겠지만 여기에서도 또 이해할 만한 부분이 하나가 있는 게 중국의 애국주의 21세기 홍위병이라고 해서 '분노청년'이라고 불리는 집단들이 있다고 한다"라며 "1990년대 중반부터 활동한 소위 말해 중국의 인터넷 애국주의 청년주의자들의 집단이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분노청년'이라 불리는 21세기 홍위병은 극단적 중국 중심 사고에 빠진 인터넷 중국 민족주의자 집단이다. 이들은 중국에 불리한 주장을 한다고 판단하면 좌표를 찍고 우르르 몰려가 난장을 친다. 때문에 1970년대에 의로운 울분을 가진 청년이라는 의미로 등장했던 '분노청년'이란 표현은 1990년대부터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중국 중심주의 청년 집단을 뜻하는 말까지 됐다.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이란 책에서 "분노청년을 이해하지 않고는 중국을 안다고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게(반중정서가) 최근에 엄청난 것 같다"며 "실제 2020년 동아시아연구원의 조사한 자료를 보니 한반도 주변 4강 중 최근 5년 사이 한국인들의 적대감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국가가 중국이고 우월감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국가도 중국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 실제로 왜 젊은 층에서 이럴까?라는 생각을 우리가 할 수 있는데 이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해를 할 수 있는 어떤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젊은 분이 쓴 칼럼도 봤는데 '반중 정서 앞에는 젠더 갈등도 없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그 정도로 반중 정서가 심한 모양"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분위기 속에서 그 집단 내에서는 중국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아이돌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며 "조국보다 사랑스러운 아이돌은 없다고 해서 중국이 최고의 집단으로 꼽히고 있고 또 더 큰 문제는 뭐냐 하면 중국 내에 이 집단 내에서 한국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를 봤더니 한국을 문화 도둑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되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속국이고 우리 문화적 세례를 받았는데 한국이 이제 와서 중국 문화를 훔쳐간다(고 주장한다). 이게 보니까 사건이 하나 있긴 있었더라. 2011년에 한국에서 한자의 동이족 창제설이 나왔더라. 그러니까 한자를 우리 민족이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이게 중국에서 대서특필되면서 난리가 났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동이족 한자 창제설'은 한자의 원형이 된 갑골문자를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고(故) 진태하 전국한자교육 총연합회 이사장을 비롯한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들은 한자가 중국만의 글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진 이사장의 '동이족 한자 창제설'은 중국에 소개돼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게(반중 정서가) 어떻게 보면 '야 우리 한자를 너네들이 만들었다고? 그리고 너네들 문자라고?' 여기서부터 엄청난 반감이 시작되기 시작되었다고 한다"며 "그래서 지금 현재 지금 중국 청년 세대와 우리 청년 세대 사이에 엄청난 문화적 갈등이 좀 있다. 실제로 이걸 갖다가 우리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bts 사건이라든지 효리 사건이라든지 여러 가지 그런 사건들을 통해서 되게 일상 속에서 문화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는 부분을 저도 확인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자가 '한국은 일본한테 식민지배도 당했고 전쟁도 항상 일본이 일으켰으니까 일본에 대한 반일 감정은 그렇다고 보는데 이제 또 반중 감정이 계속 고조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묻자 김 교수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근에 아주 젊은 작가인 임명묵 작가가 쓴 글을 봤더니 그 작가가 '지금 현재 많은 기성세대들이 우리한테 왜 중국이 그렇게 싫으냐고 물어본다. 그러면 우리는 또 역으로 물어보겠다. 왜 그렇게 중국이 좋으냐? 지금 봤을 때 항상 우리 젊은 세대들이 봤을 때는 중국에는 늘 우리가 실리적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과 미국에 대해서는 대화할 때는 그 실리가 사라지고 되게 원칙 같은 것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라고 이야기를 한다"고 인용했다.

이어 "그러면서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이중잣대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현재 실질적으로 어떤 문화적 위협이나 이런 것들로 봤을 때는 중국에서 사실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인 문화적인 부분을 많이 건드리는 게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일본은 경제나 문화에 대한 예를 들어서 어떤 부분은 또 배울 것도 있지만 중국에서는 배울 게 없다고 얘기하는 분들도 많더라'라고 진행자가 언급하자 "사실 최근에 우리가 중국에서 국제 정치나 이런 데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 중국 패권주의가 워낙 강해지고 있다"며 "사실 어떻게 보면 일본은 그 패권주의가 저물어 어떤 상태에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일본을 봤고 그리고 우리 젊은 세대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중국 패권주의가 부상하는 입장에서 이걸 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감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중국 지금 현재 나오고 있는 중국 패권주의가 중국몽이 상징하고 있고 1대1로가 상징하고 있듯이 그런 정책들 자체가 되게 중국 중심적이고 패권적인데 사실 이게 우리 젊은이들만 그런 건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미국에서 퓨리서치라는 기관에서 전 세계인의 의식 조사를 했을 때 전 세계인의 거의 74%가 중국에 대해서 '호감이 없다', '비호감이다'라고 답을 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중국이 하고 있는 어떤 중국의 패권주의적 태도가 사실은 사람들한테 설득력 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 김 교수는 중국에 대한 실리론과 관련해선 "실제로 우리가 '왜 중국에서는 실리를 이야기하다가 미국과 일본으로 가면 그렇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중국이라는 국가와 미국과 일본이라는 국가의 성격 때문에 좀 그런 것 같다"며 "근본적으로 미국과 일본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어느 정도 국제적으로 약속이 되면 어쨌든 반감이 생기더라도 그것에 대해서 깨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중국 같은 경우에는 자기들이 분위기만 바뀌면 한한령도 걸 수 있고 공산당이 결정만 하면 뭐든지 다 바뀔 수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그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이 훨씬 더 어려운 국가라는 건 명백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진행자가 '중국과의 관계를 정치가 좀 풀어야 되는데 정치가 이걸 이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자 김 교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듯 "그렇다. 최근에 우리 한 대선 후보가 우리 외국인 의료보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이야기를 또 했었다"며 "외국인 의료보험 이야기할 때 콕 집어서 이야기한 집단이 중국인들을 집어서 이야기를 해서 또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사실에 기반을 했으면 좋겠다"며 "외국인 의료보험이 상당히 대손실을 입은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외국인 의료보험 같은 경우에는 2020년 기준으로 5700억원 흑자가 났었고 그리고 지난 4년간을 돌이켜 보면 1조 4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남겼던 부분이 있다. 그리고 중국인들한테 좀 많이 지출되고 있는 부분은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하게 건보료를 내는 외국인에 불합리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피부양자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명의 도용을 막는 등의 국민 법 감정에 맞는 대책이 절실하다"며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피해를 주는 일부 사례를 소개했다. 윤 후보는 "외국인 건강보험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인으로 특정 국적에 편중되어 있으며, 이 중 6명이 피부양자였다"며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피부양자 자격으로 약 33억원의 건보급여를 받았으나, 약 10%만 본인이 부담했다"고 말했다. 국내 건강보험 재정에서 피부양자 자격인 이 중국인에게 30억원이 지급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윤 후보에게 "혐오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외국인이 의료보험에 편승한다고 하지만, 사실 외국인들 의료보험은 연간 5000억원 이상 흑자로, 즉 오히려 내국인이 득을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나치의 말로를 보시라"라며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구태 여의도 정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