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IDC 사업비중 1.8%...성장성 재평가 기회
KT 기업가치에 오히려 긍정적
공모주 우선배정, 현물배당 등 소액주주 보호장치 마련
KT새노조 “통신의 공공성과 노동안정성에 부정적”
KT가 통신사업에서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떼어내 ‘KT클라우드’로 분사하기로 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주주가치를 고려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결정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KT 새노조는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을 분사하는 것은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외면”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KT는 지난 15일 클라우드 및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현물출자 방식으로 분할해 'KT클라우드'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또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KT클라우드 상장은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한 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클라우드/IDC 사업이 제대로 평가받아 KT 기업가치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업 분할에 앞서 소액주주 보호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이번 분사는 독립적인 경영 체제와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클라우드/IDC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성장성을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연구원은 KT의 사업 부문 분할은 최근 불거졌던 물적분할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 이슈와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했다. 그는 ▲클라우드/IDC 사업의 비중이 KT 전체 매출의 1.8%에 불과하고 ▲KT의 1대주주가 국민연금인 만큼 특정 대주주가 이득을 볼 부분이 없으며 ▲별도 매출 성장을 드러낼 수 있는 자회사가 생기고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KT 전체 기업가치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클라우드 분사 후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으면 KT 기업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 분할 관련 투자자 보호를 위해 법적으로 강제화된 사항이 아직 없는데도 사전적으로 투자자 보호를 챙기는 기업 분할의 우수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기업의 장기 성장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임에도 분할이 주는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소액주주 보호장치를 따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KT는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주주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거나 자회사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도 “우수인력 영입 및 다양한 사업자 제휴 등 유연한 대응을 통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면서 파이를 키우는 데 유리하다”며 “연평균 20%씩 성장하는 클라우드/IDC 사업이 별도로 보이면서 사업 가치를 재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디지털플랫폼회사(DIGICO) 사업 가치가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했다. KT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수직계열화 작업을 마치고 글로벌 데이터 기업 엡실론을 인수하는 등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이 연구원은 “그동안 유무선 통신사업에 가려졌던 성장 사업이 재평가받을 기회”라고 판단했다.
한편, KT 새노조는 이날 “클라우드 분사 등 대규모 경영 구조조정은 지속가능 경영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KT는 통신 분야 비용 절감을 통해 신사업에 투자해 왔다”며 “클라우드 분사는 장기적으로 통신의 공공성과 KT 노동자의 안정적인 일자리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