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는 미국의 식민지” 맹비난...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돈바스 지역 병력 파견
러·프·독과 노르망디 형식 4자 회담 긴급 소집...젤렌스키, “확실한 지원 기대하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로이터>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 동부 돈바스 지역을 독립국으로 승인하고 해당 지역에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조치를 보고 받은 후 22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키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는 행동이자, 민스크 평화 협정을 전면 탈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의 결정에 따른 결과는 모두 러시아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우리의 영토 위에 있고,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고, 아무에게도 우리의 것을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평화와 외교의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크라이나의 국경선은 현재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날 러시아·프랑스·독일과의 노르망디 형식의 4자 회담 긴급 소집이 개시됐다며 동맹국과 파트너들에게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최근 몇 주간 우크라 국경에 15만 병력을 주둔시키고 연합 군사 훈련을 자행하는 등 전운의 위기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음에도 서방 국가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파트너국들로부터 효과적이고 확실한 지원을 기대한다”며 “누가 우리와 진정한 우방국인지, 누가 러시아를 억지할지는 우크라이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21일 푸틴 대통령은 DPR과 LPR에 독립국을 승인하면서 국영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맹비난했다. 직후에는 이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 명령을 내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괸리의 말을 인용해 “도네츠크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진 마키이브카 주민들이 장갑차로 보이는 것을 목격했다”며 “러시아 병력이 이미 해당 지역에 진입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서방은 이것을 우크라에 대한 전면적 침공의 시작으로 간주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과 서방으로 하여금 제재 조치를 가하는 충분한 명분을 제공했음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