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보다 제재 효과 미약하다는 분석 나오기도
달러뿐 아니라 유로･금 보유량 늘리기에 나서 미국의 제재 효과 떨어져
현금보유량, 국제유가, 저부채비율로 서방 제재 나와도 견딜 것으로 예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지난 21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동부 분쟁 지역의 독립된 지위를 공식 승인하는 문서에 서명한 이후 전운의 위기를 예감한 유럽 연합(EU)와 영국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독자적 제재를 발표한 직후였다.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경제 제재의 한 가운데는 러시아의 주요 은행을 포함해 러시아의 경제적 기능이 국제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새로운 경제 제재들이 실제로 효력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각국 정부들은 러시아가 위기 단계를 더욱 악화시킬 경우를 대비한 실질적인 제재 계획들을 아직 유보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현재 유럽 각국의 외무장관들은 러시아 고위급 인사들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에 위치한 27개의 개인과 기관들에 대해 제재를 부과할 것에 동의했다.
특히 이번 제재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독립된 지위를 인정하는 데 찬성한 러시아 의원들이 전면 포함될 예정이다.
영국은 재계 거물급 인사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러시아의 5개 주요 은행에 대해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부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제재 조치들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제너앤블록 법률사무소의 파트너이자 제재 전문가로 활동 중인 폴 필드버그는 "(아직) 제한된 조치에 불과하며, 경고사격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강력한 경제 제재로 응수할 것이라 경고한 미국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제재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이다.
또한 현재까지 발표된 러시아 제재안들이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보다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의 대형 은행들은 국제 금융 체계와 긴밀히 연결돼있어 러시아 금융 기관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제재를 부과할 시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번질 수도 있다는 불안이 관측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발표된 러시아 제재안들도 주로 러시아의 소형 은행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러시아의 금융 기관들은 8년 전보다 제한된 형태의 경제 제재를 처리하는 데 일부 능숙해졌으며 러시아의 기관들이 대부분 서방 시장과의 교류를 단절시킨 상태임을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2014년 이후 미국 재무부의 달러를 통한 채찍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달러 대신 유로화와 금 보유량을 늘려왔다.
또한 러시아는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방어태세를 구축하고 있는데, 2021년 기준 미화 6450억 달러에 달하는 현금 보유량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점, 그리고 GDP 대비 부채비율이 18%으로 상당히 저조하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