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방세법을 악용해 취득세 등 지방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외국계 법인 20곳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그 중 13곳으로부터 지방세 탈루세액 364억원을 추징했다.
이는 외국계법인 1곳 당 평균 28억원씩을 추징한 것으로 세무조사만 벌였다하면 거액이 추징되는 것에 비춰, 우리나라가 외국기업에겐 탈세천국으로 인식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일부 외국계 법인의 경우 고도의 법률자문을 거쳐 부동산 취득에 따른 취득세 및 등록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어, 지난해 9월 26일부터 11월 중순까지 36일간 외국계 법인 20곳에 대한 표본세무조사를 실시해 13곳에서 364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외국법인의 부동산취득에 따른 지방세 세무조사가 한번도 실시되지 않아 점검차원에서 실시됐다"며 "외국기업은 주식거래를 통한 부동산 매입방법 사용 및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주식을 분산 소유하는 방법으로 취·등록세를 회피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특히 이번 조사로 론스타로부터 스타타워 빌딩을 사들인 싱가포르투자청(GIC)에 167억원을 추징했으며, 부동산 취득 후 임대관리 업무를 타업체에 위탁해 처리한 PCA코리아로부터 79억원의 지방세를 추징했다.
서울시가 밝힌 외국기업의 지방세 탈세유형은 ▲국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 국내 부동산 소유법인의 주식을 취득 ▲부동산 취득 후 임대관리 업무를 타업체에 위탁처리 ▲부동산 취득에 따른 거액의 컨설팅 비용 등을 취득가 신고 때 누락 ▲비과세나 감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등 4가지.
서울시는 "GIC 등 6개 법인은 국외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국내 부동산 소유법인의 주식을 취득하되 지방세법을 악용해 과점주주 요건을 피하려 했다"며 "이들로부터 과세전적부심을 거쳐 GIC 167억원 등 239억원을 추징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취득 후 임대관리 업무를 타업체에 위탁처리한 수법에 대해선 PCA코리아로부터 79억원을 추징하는 등 3곳에서 85억원, 컨설팅비용 등 취득가액 신고과표 누락분에 대해 3곳에서 2억원, 기타 비과세·감면요건을 갖추지 못한 2개 법인에서 38억원을 추징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는 조사대상 외국법인으로부터 조사업무를 위임받은 대형로펌과 회계법인의 변호사·공인회계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야 했기 때문에, 서울시 재무국소속 직원인 공인회계사를 3개월 파견 받아 조사를 벌여 조사전문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조사결과에 따른 추징세액은 취득세가 233억46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등록세 91억6200만원 및 주민세 등 기타지방세 38억9300만원으로, 서울시 고문변호사 3명 전원의 과세가능 의견과 과세전적부심을 거쳐 과세가 이뤄졌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방세를 추징당한 13개 외국기업 중에 9개 법인의 217억원은 이미 납부가 끝났으며, 나머지 4개 법인에 대해선 4월 말일까지 납부하도록 고지서가 나간 상태다.
추징결과에 대한 불복청구가능성과 관련 서울시는 "이들 기업이 심사청구나 소송으로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엔 조세정의 구현 및 공평과세 실현을 위해 국세기본법상의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외국기업의 주식취득을 통한 부동산 소유 등 도출 문제점에 대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외국법인 취득 부동산 조사자료를 각 자치구에 알려, 자치구별 조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