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에 "여가부 폐지" 한줄 공약 다시 올려
◆…7일(미국동부 시각)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기사 "The men who would be South Korea's next president"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언급된 부분. ⓒ 워싱턴포스트 갈무리(오마이뉴스 보도 인용)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지칭한 것은 "행정상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의 이같은 해명은 이대남으로 불리는 일부 20대 남성들로부터의 반발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동부시각으로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서면 인터뷰를 포함한 인물 분석 기사를 게재했는데, 이 매체에서 "윤석열의 선거운동 기조가 여성의 권리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며 비판 받아왔다"라며, "그가 페미니스트인지를 직접 물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을 해석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페미니즘은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운동으로, 휴머니즘의 한 형태"라고 정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는 기사 내용을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다수 매체에서 해당 인터뷰가 인용 보도되면서, 윤 후보 지지 성향이 강한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특히 윤 후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지칭한 게 논란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본부 공보단은 8일 "어제(7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기사는 선대본부가 WP 측에 서면답변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이에 서면답변 원문을 제공해드리니, 보도에 참고하라"며 원문을 제공했다.
서면 답변 원문를 살펴보니 10번 째 질문에 "후보님 정책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평가에 대하여 어떻게 보십니까? 후보님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저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관점이 아니라 개인이 처한 문제를 개인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해결하고자 합니다. 성별을 기준으로 한 구분은 필연적으로 약자에게 사각지대를 만들고, 오히려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는 남성과 여성을 집합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개개인의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국정을 운영하겠습니다. 저는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려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페미니스트'라는 표현이 없다는 게 선대본의 해명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후보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는데, '축약본'에는 "그런 의미에서,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서면 인터뷰 답변의 맥락상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정의까지만 말하고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느냐 여부를 말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 생각한다"라는 말이 뒤따라 붙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지적을 덧붙였다.
이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윤 후보는 세계여성의 날인 이날 SNS에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다시 게재했다.
◆…윤석열 후보가 8일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공약 등을 다시 게재했다.(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에 올린 한줄 공약들을 다시 게재했는데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을 다시 공유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세계 여성의 날 114주년을 축하한다"며 "여성의 참정권과 근로 여건 개선, 그리고 인권 보장을 위한 위대한 전진을 계승해오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고, '피해 호소인'이란 용어로 범죄자를 옹호하는 폭력적인 사회구조를 반드시 바꾸겠다"며 "성범죄를 비롯한 강력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국정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함인경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성 정책의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는 본연의 업무를 외면하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권력형 성범죄에 침묵했다"며 "윤 후보는 여성에게 진심인 정부, 여성들이 믿을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차기 정부가 여성가족부의 역할이나 명칭, 형태 등에 대해 새로운 구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가부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든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