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폐지땐…서울에 세수 쏠림, 지방곳간은 텅텅 

나라살림연구소, 종부세의 지방세 전환시 세수 변화 분석
서울 세수 2조 늘고…전남·경북은 3259억·2342억 줄어
"서울·지방간 재정격차 심화, 취약지역엔 심각한 타격"
"종부세 논의, 부동산교부세 재정조정 고려 없이 안 돼"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와 통합해 과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해 4월 보궐선거 당선 직후 국무회의에서 종부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고 100% 공동과세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

6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종부세를 재산세로 전환했을 때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현재(지방재정연감 기준) 부동산교부세가 배분되는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2개 특별자치시도 가운데, 총수입에서 이 교부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3%를 넘는 지자체는 전체의 10%가 넘는다(23개). 부산 중구(5.7%)와 전남 함평군(5.2%)은 총수입 대비 부동산교부세 수입비율이 5%를 넘었다.

현재 부동산교부세는 종부세액을 재원으로 한다. ①재정여건 ②사회복지 ③지역교육 ④보유세 규모를 기준으로 배분하는데, 이를 산정할 때 재정력역지수(교부기준 50%)를 가장 크게 본다. 재정력이 낙후되거나 사회복지 수요가 많을수록 더 많은 재원이 배분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자체재원이 부족한 지자체는 부동산교부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연구를 맡은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재정자립도가 낮을수록 부동산교부세 배분총액 및 주민 1인당 부동산교부세액, 총수입 중 부동산교부세액 비중 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종부세는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서 재원을 보완해주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종부세를 없애고 재산세로 통합됐을 땐, 특정 지자체는 지나치게 세입이 많아지고 다른 지자체는 부족한 자금으로 정상적 재정 지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의 2020년 종부세 결정세액은 8721억원데, 이는 같은 해 강남구 세입액(1조6814억원)의 절반이 넘는다. 강남구는 세수입도 많아 2020년 순세계잉여금이 3451억원 발생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즉 3451억원의 자금을 쓰지도 못하고 남는 상황에서 현재 세수의 절반을 초과하는 종부세 수입의 상당부분이 다시 강남구 세수입이 된다면 재정비효율이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부세가 재산세와 통합돼 지방세로 전환될 경우, 현재 부동산교부세 재원과 배분방식은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며 "지방세로 전화될 경우 부의 서울 편중으로 종부세액의 60% 이상이 서울의 재정수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서울(또는 수도권)과 지방의 재정력 격차는 더 벌어져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은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신희진 책임연구원은 "서울로의 부의 편중과 그에 따른 타 지역의 재정력 약화는 재정의 수직적 분권과 함께 중앙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종부세 관련 논의가 국세로써 부동산교부세가 수행했던 수평적 재정불균형 조정기능에 대한 고려 없이 진행됨으로써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